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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의 예술칼럼
2023.06.14 06:07
오스텐데 현대미술관 Mu.ZEE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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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텐데 현대미술관 Mu.ZEE - 2 -벨기에 예술가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펼치는 기획전시-
현대미술관 Mu.ZEE를 오랜만에 찾아간 필자는 소장품이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전시되고 있는 상설전시장에서 벨기에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그림을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해 보며,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독특한 표현기법과 사물과 상황을 대하는 그들의 시각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더불어, 매년, 흥미로운 주제로 예술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보여주는 기획전시장에서 미술관이 제공하는 여유로운 공간을 거닐며 예술가들과 나만의 대화를 펼쳐볼 수 있었다.
필자가 미술관을 찾았을 당시에는2023년 5월 21일까지 진행되었던 그룹전인 “Friends in a Field: Conversations with Raoul De Keyser” 라는 제목의 전시가 미술관 1층 전관에 걸쳐 개최되고 있었다. „벨기에의 도시 Deinze에서 태어난 Raoul De Keyser (1930~2012)는 지난 50년 동안 벨기에 예술계의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의 신비로운 경험을 추상이라는 난해한 세계와 연결하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일시적이고 덧없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가장 일상적인 측면일 수도 있는 공상의 세계를 회화로 표현하였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정의할 수 없는 형태를 이끌어내어 표현하거나 우연한 만남, 실수,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부터 회화적인 어휘를 만들어 내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더 많은 무엇을 작품에 담았다. ‚들판의 친구들: Raoul De Keyser와의 대화‘는 추상 회화에 대한 De Keyser의 급진적인 접근 방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그 시대를 함께했거나 현재 함께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가 들과의 교류와 영향을 보여주는 전시다. 14명의 예술가들의 70년에 걸쳐 제작한 회화 40점, 종이 작품 15점, 조각 6점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이들의 작품은 무형성에 대한 감수성과 관심을 공유하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였고, 개방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은 시각적인 „시“라고 볼 수 있겠다. Amy Sillman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추상적 형태의 완전한 포용, 갤러리 소유자이며 예술가인 Betty Parsons의 충동적인 붓질과 생체의 형태, 건축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사이를 오가는 Vincent Fecteau의 신비로운 조각품 등 각각의 예술가는 De Keyser의 시적 표현을 공감하고 있다. “ 2023년 7월 1일 부터 11월 5일까지 „Anna Boch, een impressionistische reis“라는 제목의 그룹전이 개최되는데 이 전시에서는 인상파 시대를 대표하는 빈센트 반 고흐, 폴 시냑, 폴 고갱 등의 작품들도 관람할 수 있다. „화가이자 후원자였던 안나 보흐(1848~1936)가 태어난 지 175년이 되는 해에 19세기 말 벨기에의 예술가인 그녀에 초점을 맞춰 경의를 표한다.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던 그녀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자동차를 소유하였고, 혼자 여행을 자주하던 진보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인상파로 명명된, 그녀의 동료인 프랑스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바다 풍경, 자연, 여행은 그녀의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음악 애호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그녀는 그 당시에 유명한 인상파 작가의 작품을 수집했으며, 젊은 재능을 알아보는 안목도 뛰어났다. 이번 전시를 위해 이례적으로 위의 작가들의 작품 대여가 허용되었고, 이 전시는 프랑스, Musée de Pont-Aven에서도 이어서 전시된다.”
2023년 12월 16일 부터 2024년 4월 14일까지 „Rose, Rose, Rose à mes yeux. James Ensor en het stilleven in België van 1830 tot 1930” 라는 제목의 전시가 계획되고 있다. „2024년은 예술가 James Ensor가 세상을 떠난지 75년이 되는 해이다. 그가 태어나고 평생을 보낸 도시 오스텐드에 위치한 미술관 Mu.ZEE에서 큰 규모의 전시를 기획한다. 이 전시는 Ensor를 기념하는 행사로서 그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1830년부터 1930년까지 그가 제작한 정물화를 다루는 최초의 전시로서 Ensor의 작품 세계와 벨기에 정물화의 역사 속에서 그의 진화를 전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그의 작품 세계에서 정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벨기에에서 정물화라는 장르가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Ensor의 흥미롭고 다채로운 정물화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정물화는 19세기 초에 예술적인 흥미가 줄어들며, 꽃이 주를 이루는 내용의 장식을 위한 장르였으나 점차 변화하여 기념비적 내용, 이국적인 사물, 인형, 가면 등으로 이미지에 생동감을 부여하게 되고, 실내장식의 일부로 다루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며 다시 활기를 찾게 된다. 특히, Ensor의 작품은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빛을 잃는 상황에서 화가 역시 장르의 관습에서 벗어나며 빛과 색채를 강조하고 있어 벨기에 정물화의 전환점으로 본다.” „약 150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Antoine Wiertz를 비롯하여 Frans Mortelmans에 이르는 19세기의 고전적이고 장식적인 전통을 살펴볼 수 있으며, Jean Robie, Hubert Bellis와 같이 잊혔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당대에 큰 성공을 거둔 화가들의 작품도 다수 소개한다.
주목할 점은 벨기에와 해외의 공공기관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Ensor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더불어 벨기에 회화 장르의 발전을 보여주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거나 공개적으로 전시된 적이 없는 벨기에 화가의 정물화 120점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Alice Ronner와 Georgette Meunier와 같이 완전히 잊힌 여성 화가들과 고립된 예술가인 Henri De Braekeleer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19 세기와 20 세기의 정물화를 둘러보는 독특한 여행이 될 것이다.” 미술관 Mu.ZEE는 벨기에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의미있는 장소이다. 또한 관람객들의 흥미를 일으켜주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하여 관람객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가도록 유도해주는, 항상 준비된 미술관이다. 이 글은 Mu.ZEE에서 제공한 자료와 사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Romestraat 11 8400 Oostende www.muze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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