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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3.08.07 07:05
경계에 서서 돌아보기 ; 바넷 뉴먼, 요셉보이스, 이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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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358 경계에 서서 돌아보기 ; 바넷 뉴먼, 요셉보이스, 이우환
6. 보편성 보편성이란 무엇인가? 보편성은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하는 성질’을 의미한다. 보통 일반성(generality)와 보편성(universality)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이것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일반성은 특정 시점에서 특정 공동체에 통용되는 것이고, 보편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어 사용된다. 아주 먼 옛날 옛적의 인간부터 지금의 인간까지 우리는 인류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떤 특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 칼 융(C. G. Jung, 1875-1961)이 말한 원형(archetype)이다. 이 원형은 ‘처음’ 또는 ‘원래(arche)’라는 의미와 ‘유형(type)’이 결합된 단어로 ‘원래의 유형’이라는 뜻이다. 원형(prototype)은 원래 기본형이라는 의미다. 이에 비해, 융의 원형(archetype)은 무의식에 잠재하는 구조라는 뜻에 더 가깝다. 융은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에는 원형의 형식 또는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원형은 무의식에 잠재하는 한편 집단이 공유하는 무의식이기 때문에 초시간적이고 초공간적으로 드러난다. 인류의 집단무의식에 잠재하는 이 원형은 집단의 공통 기억이다. 예를 들면, 탄생과 죽음, 아니마와 아니무스, 천사와 악마 등과 같은 개념이다. 이것은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인류 전체가 가진 집단무의식 원형이다.
7. 특수성 이에 비해, 보편성의 반의어로서 특수성(特殊性, distinct or unique characteristics)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것과 다른 성질’을 의미한다. 보통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규칙과 질서를 지키면서 상식과 순리에 따라 보편성을 추구하며 생활한다. 그래야 사회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치와 다른 특별한 가치를 의미하는 특수성을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고려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 즉, 보편성 위에서 특수성을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세계 최대 강대국 중 하나인 미국은 보편적 가치의 바탕 위에 다양한 특수성을 인정하고 이것을 보편성에 통합시키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보편성과 특수성의 개념이 존재한다. 각각의 가정은 나름대로의 보편성이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신뢰와 사랑을 가지고 가정생활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한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모두 똑같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믿고 신뢰하며 차이와 다름, 즉 특수성을 인정하면서 이것을 다시 그 가정의 보편성으로 포용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예술에도 그 시대에 공통적으로 수용되는 보편성이 있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는 아름다운 것만이 예술이 아니라는 인식이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못생기고 거북하고 이상한 것도 그 나름의 개념을 가지고 예술로 인정된다. 또한 캔버스뿐만 아니라, 버려진 플라스틱, 빨대, 타이어 등 생활 폐품조차 예술의 재료로 사용되어 진다.
Robert Rauschenberg, Monogram, 1955-59 (사진출처: Robert Rauschenberg Foundation)
또한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의 세계에서 인정하는 보편적인 특징들도 있다. 인간, 인간의 의식, 감정을 포함해 융의 집단 무의식과 같은 원형까지 모두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다.
Rene Magritte, Golconda, 1953 (사진출처: renemagritte.org)
이런 보편성 위에 바넷 뉴먼과 이우환, 그리고 요셉 보이스는 어떤 특수성을 더한 것일까? 먼저 요셉 보이스는 퍼모먼스나, 자신의 역사와 관련된 지방 덩어리, 펠트 천과 같은 재료를 이용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인생사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들의 인생사에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Joseph-Beuys, ‘I like America and America likes me’ 퍼포먼스의 한 장면, 1974 (Photo credit Caroline Tisdall. Copyright DACS (2005)). (사진출처: researchgate.net)
바넷 뉴먼은 모든 형태를 없애고자 단일한 색을 선택해 거기에 수직선을 긋고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회화가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 그리고 회화의 의미를 뒤집어 새로운 회화의 길을 열었다.
Barnet Newman, Vir Heroicus Sublimis, 1950-51 (사진출처: MoMA)
그리고 이우환은 철, 유리, 돌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그들 사이의 관계, 우리와 그것들과의 관계 그리고 공간과 그것들의 관계를 고찰함으로써 우리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Lee Ufan 2011년 구겐하임 전시 전경(사진출처: The Guggenheim Museums and Foundation)
이우환은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멀리 보는 시각을 가지지 않으면 정보사회 속 시장논리의 회오리바람에 급속도로 휘말려 어느 귀신이 잡아가는지 모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좀 더 멀리 바라보고 하는 예술이란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조언한 바 있다.
8. 경계선 밖으로 나가기 우리는 탈구조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하나의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구조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또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나만의 구조, 나만의 특수성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나만의 색깔을 찾지 못해서 또 어떻게 찾아야 할 지 몰라서 두려워하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한다. 그래서 그저 낡은 혹은 남의 기존 구조, 즉 보편성속에서 안주하거나 묻혀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탈구조주의 사회일지라도 아무도 우리에게 반드시 새로운 구조, 특수성을 만들어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남들과 다르고 싶다. 그런데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갈팡질팡하다가 급기야 혼돈속에 빠지고 만다. 이 혼돈을 즐기지도 못하고 나만의 구조를 만들지 말지, 또는 만들 수 있을 지 없을지도 모른 채 고민하다가 힘들게 지쳐간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나만의 특수성, 나만의 구조를 가질 수 있을까?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존의 구조와 보편성을 알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제도권 학교든 독서를 통한 독학이 되었든 공부를 통해 보편적인 규칙가 제도를 배운다. 그리고나서 특별한 나만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요셉 보이스, 바넷 뉴먼, 그리고 이우환 등 경계 밖에 서서 보편성을 바탕으로 그들 자신만의 특수성을 만들어 인정받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경계 밖에 나가는 법, 그리고 거기서 자신만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재미나고 신나는 삶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자신의 경계선이 어디에 있는 지를 알아보자. 그리고 거기서 아주 조그맣게라도 특수성을 한 번 만들어 보자.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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