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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4.03.10 08:50
‘마주하기’ - 루이즈 부르주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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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375 ‘마주하기’ - 루이즈 부르주아3
7. 마주하기 정말 예술이 나를 구원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YES!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는 예술이 자신을 더 좋은 사람이자, 더 좋은 아내, 더 좋은 엄마, 그리고 더 좋은 친구가 되고 싶게 만들었다고 했다. 굉장히 충격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작품과는 달리, 그녀는 자신이 낙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낙천주의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게 되면 자신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부르주아는 이렇게 예술의 순기능을 믿고 여러 상황을 실제로 좋아지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예술 자체가 정신분석학이었고, 우리 내면에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마주하게 해주는 도구였다. ”예술이란 복원이다. 그것은 삶에 가해진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며, 공포와 불안으로 조각난 개인이 온전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루이즈 부르주아 - 예술이 부르주아를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구해줬듯이 우리도 구해줄 수 있을까? 앞에서 말했다시피 그렇다. 하지만, 이게 가능할려면 우선 해야할 일이 있다. 먼저 우리도 부르주아처럼 자신을 직시하고 알아야만 한다. 부르주아에겐 그런 마주하기가 예술이었고 그것이 그녀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Louise Bourgeois, Blue Confrontatio, 2006 (사진출처:Hauser & Wirth)
부르주아는 때때로 드로잉의 뒷면에도 내면의 사실을 밝히기 위해 글을 써놓곤 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감정적인 리듬이나 감동, 직감 같은 것들을 담은 추상적인 드로잉에 그런 글귀를 적어 두었다. Louise Bourgeois, I Love You Do You. Love Me?, 1987 © The Easton Foundation/VAGA at ARS, NY (사진출처:MoMA)
자신을 직시하는 것과 함께 부르주아는 또 사람들이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심지어 우리 자신을 파멸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궁극적으로는 자폭이나 자살을 원치는 않을 것이다.
1951년에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부터 부르주아는 불안과 분노, 죄의식, 버림받은 느낌에 시달리며 광장 공포증, 강박, 불안, 자살 충동을 겪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공격한다. 그렇게해서 그녀는 정신분석가 헨리 로웬펠드에게 30년에 걸친 치료를 받았다. 이 정신 분석 치료 경험은 그녀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이후로도 평생에 걸쳐 상처를 치료받으며 98살에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마주하기를 쉬지 않았고 자기 치유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꽃은 나에게 있어 보내지 못하는 편지와 같다. 작품 ‘Les Fleurs’는 부르주아가 2007년부터 시작한 연작으로, 모성과 치유라는 그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Louise Bourgeois, Les Fleurs, 2009 (사진출처:Hauser & Wirth)
피처럼 강렬한 붉은색과 생명을 상징하는 꽃. 부르주아가 경험한 고통, 고독, 상처, 증오, 연민으로 얼룩진 치열한 투쟁과도 같았던 그녀의 삶과 닮아 있다. 부르주아의 작품처럼 트라우마는 용서와 결합되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부르주아처럼 우리도 우리의 불안에 대한 예방 대책과 각자의 공포감을 해명할 줄 알아야 된다. 그런 불안한 마음이 지금 우리가 열심히 사는 것을 멈추게 만들기 전에 말이다. 이것을 위해, 예술 작품은 아닐지라도 우리도 저널이나 일기, 간단한 메모를 통해 우리들의 감정을 기록할 수 있다. 자신의 내면에게 다가가는 고찰을 위한 감정의 기록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이런 감정의 기록들은 현재를 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Louise Bourgeois, Eye Benches II, 1996-97 (installation view, 2007) (사진출처:Storm King Art Center)
부르주아에게 하루 일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일 할 작업, 그리고 어제와 내일의 균형이었다. 왜냐하면 과거는 이미 우리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현재를 살았다. 내일 할 일을 생각하면서. Louise Bourgeois, Untitled, 2002 (사진출처:Art Blart)
자, 그럼 오늘 우리가 마주할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마주할 나 자신은 어떤 모습인가? 이것을 시작으로 우리도 마주하기를 시작해 보자.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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