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걱정하는 주머니
오래 전에 일간지에서 재미있는 만화를 봤습니다.
"광수생각" 이라는 만화인데, 광수가 평소에 늘 울상을 하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어느 날 너무 기분이 좋아서 "랄라랄라" 하고 있으니까
누가 "뭐 좋은 일 있니?" 해요.
광수가 "응, 오늘부터 한 달에 백만 원씩 주고 내 대신 걱정할 사람을 구했다" 고 그래요.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한 달에 백만 원씩 내냐?" 그러니까
"그건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야. 그 사람이 걱정하면 돼" 하더군요.
우리는 그렇게 백만 원씩 들이지도 말고
대신 걱정해 줄 수 있는 물건을 몸에 지니십시다.
각자 주머니를 두 개씩 만드는 겁니다.
마음의 주머니입니다.
양쪽에 주머니 하나씩 차시고 왼쪽에는 밖의 일이나 사회생활에 관한 걱정을,
오른쪽에는 집안에서의 걱정을 집어넣으십시오.
근심,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 할 일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들을
주머니가 대신 걱정해 주도록 넣어 버리고, 본인들은 잊어버리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금방 해결이 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다 보면 되는 거지, 걱정한다고 금방 해결이 날 것 같아요?
그럴 것 같으면 문제도 아니죠.
큰 줄기만 세우고 가다 보면 자질구레한 것들은 저절로 정리가 되기도 합니다.
일일이 정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주머니에 맡기십시오.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는 분들을 수첩을 한 사서 할 일을 쭉 적어 보세요.
주부들도 장볼 것들을 수첩에 적어놓고 덮어 두십시오.
살 때 가서 사면 되는데 머릿속에 내내 담고 있습니다.
사지도 않으면서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합니다.
그런 것들을 쭉 써놓고 잊어버리십시오.
수첩이 다 알아서 해주도록!
Grinee, Lee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현재 호주 시드니 거주
grinee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