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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사브리나의 오폐라 이야기 3

레옹 카발로의 팔리아치 ( Pagliacci)



1. 인사말


독자여러분 지난주에 이미 베리스모( Verismo) 오폐라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 드렸습니다. 이태리 작곡가 미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eria Rusticana)와 Ruggero Leoncavallo 1858-1919) 레옹 카발로의 팔리아치가 함께 하룻밤 무대에서 공연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무척 꼼꼼하게 내용을 다루었어요. 독자 들께서 이미 다 이해 하셨으니까 오늘은 오페라 팔리아치로 바로 풍덩 뛰어들어 그 내용과 음악을 즐겨볼까요?
2. 팔리아치와 카루소 녹음의 "의상을 입어라"
1890년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성공 이후 1907년 팔리아치가 공연되고 전설적인 미성의 테너 엔리코 카루소의 녹음으로 그 유명한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 공연을 올려라 (Recitar! ....Vesti la giubba) 음반은 백만장 이상 팔린 밀리언 셀러였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 노래 알게되면 좋아하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만국공통의 인간 감정을 잘 표현 했기 때문이에요.





3. 로열 오페라 하우스


지금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웹사이트를 보시면 작품 소개에서 이 두오페라에 대해 "Two complimentary works tell dark tales of passionate love that sours to violent jealousy" (이 두 작품은 열정적인 사랑과 폭력적인 질투의 어두운 이야기)라고 설명되어 있어요. 다시 강조 하지만 아 얼마나 이탈리안다운 오페라인지요. 태양이 빛나는 지중해 이탈리언은 정말 뜨겁습니다. 이건 내내 뜨거워서 불타는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저 이오페라를 읽어드리다 이야기와 음악에 빠져 독자 여러분과 함께 훨훨 타오르는 거 아닌가 싶어요. 안그래도 추운 12월, 벽난로의 장작불보다 여러분의 마음이 더 따스해졌으면 싶어요.
제가 받았던 각본이 있었는데요. 교훈적이었어요. 모범적인 이야기, 그게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겠어요. 사회를 위해 권장해야 할 사항 이지요. 그러나, 왠지 아쉬웠어요. 여러분 이해해주세요.
오페라나 문학 등에서 묘사된 거 많이 보셨잖아요. 삶이란 교훈 만으로 구성된 것도 아니고 아픔, 슬픔, 기쁨, 꿈, 괴로움, 외로움,성공과 좌절, 아름다움과 추함 등등은 빛과 그림자 처럼 다양한 요소로 씨줄 날줄 처럼 엮여 있잖아요.
페르시안 카페트나 서양의 타피스트리는 그림이 완성될때 까지 쉬임 없이 짜내려가지요. 우리가 어느 하루도 멈추고 쉴 수 없게 시간이 디자인되어 있잖아요. 완성하던 못하던 주어진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4. 팔리아치, 극 중 극 이야기


이 오페라 안에서 팔리아치라는 코믹 연극을 공연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오페라 속의 극 중 극 속의 이야기입니다. 오페라가 현실이라면 주인공들이 연극배우로서 무대에서 연기하는 순간, 연극의 역할과 오페라 속 현실의 비극이 겹쳐지면서 일어나는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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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줄거리


카니오는 코미디 유랑 흥행단을 이끄는 단장이며 네다는 카니오의 젊은 아내입니다. 카니오는 오페라 속의 코믹 연극 팔리아치 역할입니다. 네다는 연극에서도 팔리아치의 아내 역 콜롬비아나 역할을 연기합니다.
네다는 거리에서 비참하게 살았는데, 카니오가 그녀를 구해주고 아내로 삼아 극진히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녀도 흥행단의 배우로서 카니오와 함께 일합니다. 그런데 네다는 유랑극단 생활과 남편 카니오에게 싫증납니다. 실비오와 사랑에 빠져 카니오를 속이고 흥행단 연극 공연이 끝난 어느 날 그와 함께 도망갈 계획을 세웁니다. 이 대화를 엿들은 네다를 짝사랑하던 흥행단의 어릿광대 토니오가 질투심에 카니오 에게 알립니다.
카니오는 배신감과 분노에 떨며 홀로 코메디 공연 준비를 합니다.  코메디 내용은 팔리아치라는 광대가 바람난 아내 콜럼비아나를 다그치며 무시당하는 우스운 내용입니다. 카니오는 팔리아치 역을 하면서 연극을 계속 해내려고 노력 하다 자제력을 잃고 바람 피는 네다의 연인을 추궁하고 청중들은 카니오의 연기가 너무나 감정적으로 표현이 뛰어나다 생각해 감명받고 환호를 보냅니다.
네다는 바람피우는 상대 연인의 이름을 대라는 팔리아치의 추궁을 받아도 현실의 연인이 누구인지 사실을 대답하지 않습니다.
마침내 관중들은 이것이 연극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분노한 카니오는 네다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칼로 그녀를 찌릅니다. 네다가 살려 달라 도움을 요청할때 달려온 어릿광대  실비오도 카니오가 찌릅니다.
그리고 "코메디는 끝났다(연극은 끝났다. La commedia e finita)"를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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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중요한 아리아들


주목해서 들을 주인공들의 아리아들은 다음과같아요


(1) Si pio? Signore! Signorini (토니오)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의의 피콜로와 목관악기로 시작하지만 곧 어두워집니다. 노래의 끝부분이 드라마틱한 오케스트라로 암시적이지요.
(2) Un tal gioco 그런 농담 마오 (카니오)
(3) Stredono lassu (네다) 떠도는 유랑극단 생활과 남편 카니오 에게서 마음이 떠난 네다의 마음을 표현한 아리아입니다.
(4) Nedda! Silvio, a Quest, ora (실비오와 네다)
(5) Vesti la giubba 의상을 입어라 (카니오) 제가 특히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얼마나 절망적인지요. 그러면서도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어릿광대의 분장을 하고 연극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심정을 노래하고 있으니까요.
(6) Ohe! Ohe Presto (합창) 빠르게라는 뜻이지요 .
(7) O Colombina (베폐)
(8) No, Pagliaccio Non Son (카니오)
특히 초연당시의 1907 년 녹음된 엔리코 카루소의 노래로 (5)번  의상을 입어라가 대히트였다고 합니다. 요즘 너무 멋진 세상이에요. 인터넷에서 당장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있으니까요. 다만 카루소 버전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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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agliacci, recitar... Vesti la Giubba


의상을 입어라의 가사는 다음과 같아요.


의상을 입어라 분장을 하라, 사람들은 돈을 내고 여기 와서 웃고 싶어한다, 그리고 만약 알레키노가 너의 콜롬비아나를 훔쳐간다고 해도 웃어라, 팔리아쵸 그러면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보낸다, 아픔과 눈물을 우스갯소리로 옮기고, 흐느낌과 슬픔을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바꾸라, 아! 웃어라, 오, 팔리아치야, 네 깨어진 사랑을! 네 가슴을 아프게하는 그 슬픔에 대해 웃어라.


얼마나 아픈 이야기인지요. 팔리아치 분장을 하고 있는 카니오의 고통이 생생히 느껴지지요. 사는 날 하루 하루가 팔리아치인 날도 많지요.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사회적 책임의 가면을 써야 하니까요.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날도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일하러 나가야 하니까요. 단지 그건 한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괴로워도 아프다 소리 못하는 팔리아치 처럼 그가 홀로 분장하면서 부르는 아리아는 공감가는 내용이기에 이 오페라가 사랑받고 기억 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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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듣기 추천


파바로티와  플라시도 도밍고 편을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개인적으로 도밍고가 목소리가 더 굵고 감정이 찢어지 듯 더 연가력 깊게 느껴집니다. 블라디미르아틀란토브 -좀 미끄러지듯 미성이에요- 호소력이 좀 아쉬워요. 참 안드레아 보첼리편도 꼭 들어보세요. 보첼리의 목소리는 특별한 음색이라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감성과 아픔이 그만의 컬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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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에필로그


사랑을 이룰 수 없을 때 절망하지 말고 우아하게 이해하고 세련되게 보내주면 이상적이겠지요.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고통스러운 사건이지만 결코 그런 사건들이 인간의 역사와 사회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건 아니죠. 하지만 어떻게 사랑을 했던 끝날 때 아름답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게 사실은 더 멋지잖아요.
추억을 남기고 못다한 이야기는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요.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요. 그 사람이 주었던 많은 사랑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주고 가던 길로 삶의 여정을 계속하는 게 현실에선 더 바람직 하겠죠.
이 세상에서 한때는 그사람이 전부였고 모든 의미가 되어주었던 데 감사하면서 그 사람이 없는 시간을 견뎌내며, 이제는 동행하지 않는 나만의 길을 계속 가는 거 아닐까요.
사람들은 문학과 음악, 연극 등을 통해서 아름답게 표현된 극적인 감정들을 간접경험하고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극과 극을 경험하는 거지요. 오페라는 연극, 음악, 문학이 결합된 완벽한 표현예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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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번 12월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모두가 한 해를 마무리하기 바쁘지요. 그래서인지 1월 1일 까지 여전히 좌석이 남아 있네요. 이번 공연 시간 러닝 타임은 3시간 6분(두 공연 사이 휴식시간 30분 포함).
공연 시작 전에 음료나 스낵을 미리 주문해 놓으시면 휴식시간에 기다리지 않고 편히 즐기실 수 있어요. 저도 12월 7일 월요일 공연에 가려다 행사가 겹쳐서 다른날 가려고 예매했어요. 공연은 저녁 7시 30분 부터 시작이고요, 12월 10일, 13일, 15일,  18일, 21일, 29일, 내년 1월 1일, 총 8회 공연이네요. 독자 여러분께 권하다 보니 저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고고씽 -저도 배운 표현인데 빨리, 급히, 빠르게, 그것도 신이나서 뛰어 간다는 뜻으로 느껴졌어요. 자, 저도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 공연에 고고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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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브로드캐스트


18일 공연은 BBC 라디오 3을 통해 2월 6일 18시 30분에 방송됩니다. Film screening한 것을 시네마에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런던은 Southwark, Islington, Camden, Euston 등에서 12월 10일, 29군데의 시네마에서 보실 수 있어요. 로열 오페라 하우스 웹사이트 에서  Screening Search 를 찾아보세요.

담 주에는 제가 좋아하는 풋치니의 마농(Manon)을 소개하겠습니다.






Sabrina SDHY Park Kim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작곡가 연주가 시인


- Ulster대 Music과 Institurion of Education University of London PGCE 수학
- 중앙대에서 작곡과 피아노 졸업
- 연세대 교육대학원 졸업
- 18권 작곡집 시리즈 발간 작곡집 CD 발간
- Hounslow Music Service 에서 학생지도
- 재영한인예술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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