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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ARTNOW
2016.02.15 23:37

Painting the Modern Garden : Monet to Mati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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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런던 아트 나우(London Art Now #9)
Painting the Modern Garden : Monet to Matisse


 로열아카데미에서 2016년의 첫 기획전으로 준비한 전시가 시작부터 엄청난 관람객을 동원 하고있다. 본 전시는 모더니즘의 시기로 일컫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시간 동안 정원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을 소개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인상파의 대표작가인 모네가 있다. 우리는 지베르니의 정원을 통해 모네가 자신의 정원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본 전시를 준비한 RA 큐레이터 앤 듀마스에 의하면 모네는 자신을 “좋은 미술가이기 이전에 뛰어난 정원사”로 생각할 만큼 그는 정원 가꾸기에 공을 들였으며, 본 전시를 통해 모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1950년대에 각각 클리블랜드 미술관과 세인트 루이스, 켄자스 시티 미술관으로 나누어 소장되던 모네의 ‘waterlilies’ 연작 3점이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함께 소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28- DSC01226.jpg



인상파의 모더니티와 색채


인상파는 다양한 시대적인 배경을 근간으로 한다. 인상파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른바 미술양식의 새로운 혁명이자 보는 방식에 대한 시각미술의 도전과 그에 따른 가장 위대한 성취로 평가되고 있다. 인상주의가 태동한 19세기말은 역사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매우 급격한 변화가 목도되던 시기였다. 봉건왕조를 무너뜨린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과 19세기 중반 이후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발명들 즉, 청도와 수로의 건설로 인한 교통과 통신의 발전, 사진기의 발명에 따른 시지각의 변화와 더불어 과학적 실증주의 등이 인상파의 등장배경이 되었다.


 흔히들 인상파를 빛의 변화에 따른 색채의 향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소재들과는 달리 인상파는 매우 과학적이고 도전적인 움직임이었다. 인상파는 당시 살롱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아카데미즘을 수용하고 답습하는 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젊은 미술가들이 새롭게 제시한 시대의식의 소산이었다. 이러한 시대의식이 바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모더니즘의 정신적인 기조가 되는 모더니티(현대성)이다. 인상파의 새로운 시도는 보는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를 전복시키고자 하는 과제를 색채이론에 적용함으로써 완성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산물인 원근법, 균형 잡힌 구도, 이상화된 인물, 명암대조법 등은 더 이상 인상파의 그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 과학발달을 통한 시지각과 색채에 대한 연구는 광학과 렌즈의 발달로 프리즘에 의해 색이 무수히 많은 색채로 분리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화학자 슈브뢸(Chevreul)은 <색채대비론>을 발표하였고, 독일 물리학자 헬름홀츠(Holmholtz)는 <색채와 회화>와 미국 물리학자 루드의 <근대 색채학>은 인상파의 교과서가 되었다.
 



29- monet.jpg


[끌로드 모네, 수련, 1904년 作]



아뜰리에를 벗어나 정원으로 나온 그림들


인상파 이전의 대부분의 화가들은 광선의 변화가 적은 아뜰리에(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색체 역시 다갈색의 나뭇가지, 녹색의 나뭇잎 등 고정된 색체개념에 지배되어 야외 광선에 비친 변화하는 색체를 의도적으로 제거해왔다. 그러나 시지각에 대한 이론과 색체 이론의 발달이 이루어짐에 따라 자연관찰을 정밀하고도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야외에서 그림을 제작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그들은 옥외에서 자연을 보면 제각기 고유한 색체를 가진 각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눈이나 마음속에서 뒤섞이는 밝은 색조의 혼합을 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인상파 작가들의 야외작업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튜브 물감의 발명이었다. 당시 유화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직접 안료를 갈고 화학품을 섞어 물감을 만들어 써야 했는데 이 작업들은 작업실 바깥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부분이었다. 미국출신인 J.G. 랜드 역시 그림을 그리는 작가였는데 영국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던 중,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휴대가 용이한 튜브 물감을 발명해 냈다. 르누아르는 “튜브 물감이 없었다면 모네도, 세잔도, 피사로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인상파에게 있어 빛에 의해 변화하는 색채의 순간성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자연에 있어서도 가장 변화하기 쉬운 요소들을 찾아 나섰다. 물 또는 눈에 비쳐지는 반영, 순간에 따라 형태와 색채를 변화시키는 안개와 그늘이 그것이었다. 그러한 소재들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자 가장 근접한 곳이 바로 인상파의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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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 받는 인상파의 전시회인 만큼 많은 관람객으로 가득한 전시장]




인상파와 정원


19세기 말의 현대식 정원은 인상파 작가들에게 그야말로 이상적인 소재였다. 그들은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시대 가운데 자연과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중요한 오브제였을 뿐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을 대변하는 모던한 삶에서의 여가가 이루어지는 장소로서의 위치를 획득했다. 작가들은 그들의 정원을 아뜰리에로 삼으며 본격적으로 정원가꾸기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지베르니 정원의 주인으로도 유명한 모네와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경우는 스스로가 열성적인 가드너로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정원 가꾸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실제 전시에는 모네가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에게 정원가꾸기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인 전시를 내렸는지에 대한 문헌이 소개되고 있고, 카유보트와 새로운 식물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은 편지도 전시되고 있다. 르누아르는 모네와 달리 다소 거친 야성 그대로의 정원을 선호했다.


본 전시는 서로 다른 테마를 주제로 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전시되고 있는 작가들의 그룹으로 소개하고, 인상파와 유럽을 중심으로 스페인과 독일, 스칸다나비아와 미국까지 분포된 인상파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과 작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120여점의 작품 가운데는 모네와 르누아르, 카유보트, 고흐, 칸딘스키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작품 외에도 정원을 소재로 했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둘러볼 만한 전시


Vogue 100 : A century of Style – National Portrait Gallery
2016. 2. 11 – 5. 22


Lee Miller : A woman’s war – Imperial war museum
2015. 10. 15 – 2016. 4. 24


Out there : Our post-war public art – Somerset House
2016. 2. 3 – 4. 10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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