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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림의 문화예술 경제 칼럼
2016.04.04 22:30

실물경제와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손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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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와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손들 6



불과 10년 전 열병처럼 컨설턴트라는 말을 붙였던 적이 있었다. 이미지 컨설턴드, 부동산 컨설턴트, 창업컨설턴트. 정리수납컨설턴트 등등. 과연 컨설턴트란 무엇이고, 컨설턴트의 또 다른 예시 중 하나인 아트컨설턴트는 어떻게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것일까? 오늘 실물경제와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손들 마지막 이야기, 아트 컨설턴트는 어떻게 시장에 영항력을 행사하며, 그 동안에 언급되었던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한 거대 축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아트 컨설턴트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이들에게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가?


 런던의 대표적인 딜러인 앤소니 도페와 함께 일했던 뉴욕 기반의 아트컨설턴트 마크 플레처 Mark Fletch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트 컨설턴트란 판매할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구매자들이 그들의 소장품을 거래하는 과정을 헤쳐나가는데 옆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금전적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업무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나와 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인 듯 하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아트컨설턴트는 1차 시장뿐 아니라 2차 시장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며, 작가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이들의 작품세계를 구매자 공동체에 통역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트 컨설턴트의 가장 1차적 기능으로는 사람들에게 작품에 다가가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은 특히 매우 불완전한 시장인 1차 시장에서 미술품을 구매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매와 달리 1차 시장은 신뢰 관계에 기초하며, 이는 구매자의 재력과는 무관한 것이다. 오로지 구매자가 미술품을 예우하고 존중할 것이라는 신뢰가 중요한데, 만약 미술품에 유효기간이 있다면, 우리의 수명보다 훨씬 더 길 것이다.


 

31- 1.jpg

 

<Richard Phillsps, $, 2004> 마크 플레처가 콜렉터에게 소개한 작품.



 특히 주요 작품을 경매를 통해 구매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작품을 구입하고 어느 정도 가격까지 구입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자문에 중점을 둘 것이다. 경매는 판매용 작품의 카달로그를 만들고 연구하는데 있어 비용과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의 사정은 많이 다르다. 카달로그로 오히려 저질의 작가를 소개하는데 이용할 수도 있다. 소더비 등 유명한 경매장에서 위조된 작품이 거래된 사례도 있어 사실은 믿을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동시대와 장소를 나타낼 수 있는 미술품을 수집하기를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이에 접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처음 시작하는 컬렉터들이 래리 가고시안, 마리아 굿맨과 같은 유능한 딜러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에 들어가 작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아트 컨설턴트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이 체계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전시회가 열리기 전, 개인적으로 미리 이 작품들을 볼 수 있거나 구매할 수 있다. 알다시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의 대부분은 전시가 개장되기도 전에 미리 팔려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트컨설턴트, 그들이 생각하는 주요 시장은 누군가의 수표의 액수와는 상관없는 신뢰관계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아트컨설턴트 마크 플레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품이 다뤄지는 방식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을 판매한 사람 또는 갤러리를 방문해 그들에게 되살 기회를 주는 것이다.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렇듯 아트컨설턴트는 딜러와는 다르게 작가를 띄우거나 작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며 이 그레이 마켓 gray market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통해 미술시장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2.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7개의 축들, 그리고 아트페어


  필자는 지난 1월부터 총 7회에 걸쳐 실물경제와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손들에 대하여 글을 기고하였다. 작가, 딜러, 미술관, 비평가. 경매 전문가, 콜렉터, 그리고 아트컨설턴트라는 총 7개의 축은 미술시장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이 이행하며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거대한 미술 시장에서 아트 딜러는 자신이 키워낸 작가의 작품을 당신이 구매하기를 원하고, 경매담당자들은 당신이 사고 팔기를 원하며, 미술관에서는 자국 미술품의 위치선점에 대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며 당신이 작품을 사서 기부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컬렉터는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이런 무든 영향력 아래에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미술품 컬렉팅에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당신은 몇 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되겠지만, 결국 핵심은 1차 시장, 2차 시장, 경매 혹은 아트페어 중 과연 어디에서 작품을 구입하느냐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템포러리 아트페어 두 곳의 디렉터인 사무엘 켈러 Samuel Keller의 기존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며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7개의 축에 관한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1)    아트페어 구입 vs 갤러리 구입


갤러리에서는 딜러와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상적인 것은 갤러리에서 예술품을 구매하는 것이지만, 갤러릴 사람들과 어느 정도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반대로 갤러리스트들도 고객을 위한 시간을 낼 필요가 있다. 한편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만일 합당한 가격에 적절한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 해도, 경매에서는 매우 제한적인 범위의 작품들, 즉 판매될 제품만 보여줄 것이다. 때문에 경매에서는 제한된 정보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트페어는 갤러리와 경매의 중간쯤에 위치하지는 않지만 경매보다는 시간이 넉넉하다. 즉 당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다. 아트페어에서는 중요한 사람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고, 여러 소스를 통해 정보를 구할 수도 있으며, 자문가나 큐레이터에게 문의할 수도 있고, 다른 수집가나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할 수도 있다. 이렇듯 비교 과정을 통해 아트페어에서는 다른 곳에서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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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홍콩 아트 바젤의 문구와 작품을 구경하는 관람객. 각각 상, 하>



2)    컬렉팅에 관해


 컬렉팅에 있어 잘못된 방법이란 없다. 서로 다른 수많은 컬렉팅 방식이 있는 것뿐인데, 그것은 컬렉팅이 개인적인 영역의 문제이고 각자의 개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초는 배워야 하지만, 나중에는 MoMA로 보내게 될 작품을 사는 것일 수도 있고,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소규모의 친밀한 컬렉션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매우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단지 그 예술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구입할 수도 있다. 혹은 집을 더 아름답게 꾸며줄 수 있는 작품을 구입하거나 단지 감상하기에 좋아서 구입할 수도 있다. 다른 컬렉터들이 어떻게 수집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올바른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자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충고나 정보를 들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의견과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은 다음, 작품과 시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알고 난 이후, 자신만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글에서는 한국의 여류화가를 중심으로 미술계에서 소수자에 해당하는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과 분야를 개척해 왔는지, 미술속에 여성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허유림, 유로저널 컬럼니스트, 인디펜던트 큐레이터, 예술기획및 교육, Rp’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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