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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6.04.10 22:17

철사의 왕(King of wire), 알렉산더 칼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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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의 왕(King of wire), 알렉산더 칼더 1



1. 몬드리안  작품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
 

30- 알렉산더 칼더 1.jpg 


Alexander Calder



현재 영국 데이트 모던 3층에서 전시 중인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미국 펜실베니아 론턴의 대를 이은 조각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20세기 미국의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있는, 모빌(mobile)로써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다.
 


'Alexander Calder, Performing Sculpture' exhibition view at Tate Modern


작품의 매개체(medium)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집어 놓은 그의 초기작들은 얇고 가는 선으로 이루어진 천장에 매달린 인물상들이었다.
 


30- Head.jpg

 

Head of Fernand Léger, Alexander Calder


 

30- 1931.jpg 


Wire Sculptures, Alexander Calder, 1931



1920년대 예술에 대해 학습하고 자신의 작품관을 형성하면서 유럽, 그 중에서도 예술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파리에서 당대의 많은 작가들과 교류했다. 특히 근대 추상미술의 선구자 몬드리안(Piet Mondrian)과의 교류는 칼더가 '추상미술'에 깊이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다.


몬드리안의 스튜디오를 처음 방문했을 때, 칼더는 “몬드리안의 작품을 움직이게 하고 싶다!”라고 하면서 추상적인 것에 몰두했다. 칼더는 당시를 “갓 태어난 아기가 허파로 숨쉬기를 시작하기 위해 엉덩이를 찰싹맞는 순간처럼 충격적이었다”고 묘사했다.


기하학적 요소를 움직이게 하겠다는 자신의 생각에 정작 몬드리안은 반대를 했지만,  칼더는 이때부터 더이상 고정된 조각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의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는, 그리고 그 자체로 회전을 하고 공간과 시간을 체험하는 조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26년부터 칼더는 철사뿐만 아니라 천, 코르크, 단추 등 다양한 물질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미니어처 서커스 공연자들을 만들어냈다.  이것을 이용한 ‘칼더 서커스(Cirque Calder)’ 공연에 친분관계를 형성했었던 조안 미로(Joan Miró)나,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등을 직접 초청하기도 했다. 
 

30- 1928.jpg

 

Hi, Alexander Calder, 1928



특히, 칼더의 조각에서 보여지는 생물적 형태를 조안 미로(Joan Miró)에게서 찾을 수 있을만큼, 두 사람은 1928년 만난 이후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칼더는 “훗날 고고학자들이 칼더에게서 약간의 미로를, 미로에게서 약간의 칼더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 ‘움직이는 미술 (Kinetic art)’의 선구자


     1) 생명을 지니고 있는 낯선 창조물


칼더는 움직이는 조형들을 통해 빚어내는 새로운 역동성과, 각각의 움직임이 빛과 어울러져 그림자를 통해 또 다른 형상으로 보여지도록 하는 조명과 빛, 그리고 그림자의 재구성에 있어서 탁월한 감각을 보였다. 이에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샤르트르는 “생명을 지니고 있는 낯선 창조물”이라고 칼더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30- 1960.jpg

 

The Star, Alexander Calder, 1960



1931년 마르셀 뒤샹은 그의 이런 시도를 칼더의 움직이는 추상들(Calder’s Kinetic abstractions)이라고 명명했고, 모빌(mobile)이라는 이름도 부여했다. 불어로 모빌은 움직이는 것이란 뜻과 동기란 뜻이 있다. 즉, 모빌은 작품의 모티브란 의미를 담고 있다.
   


2) ‘움직임' 과 '정지함’


전통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조각에 모터를 달아 움직이게 한 혁명적 사건이 1932년 갤러리 비뇽(Vignon)에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최초의 모빌 전시였다. 이 전시에서 ‘모빌’이란 명칭을 처음 들은 미술가 장 아르프(Jean Arp)는 “그럼, 당신이 작년에 만든 작품들은 뭐라 하지? 움직이지 않으니까 스테빌(stabile)인가?”라고 칼더의 작품에 대해서 비꼬아서 말했다.
모빌이나 스태빌은 '움직임' 과 '정지함'을 의미할 정도로 직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들이지만, 칼더는 이를 듣고 "스태빌? 좋은데?"하면서 기분좋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열린 태도로 수용하는 칼더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후 이것은 당장 새로운 조각과 이전의 조각을 구분하는 미술사 용어가 되었다. 트리니티가든에 설치된 ‘Le Cepe’ (1963)가 바로 그런 스테빌이다.
 

30- 1963.jpg 


Le Cepe, Alexander Calder, 1963



칼더는 1960~70년대에 모빌과 달리 한 곳에 고정된 스테빌을 많이 제작했다. 대형건축물이나 공공장소의 야외에 어울리는 거대한 규모와 기념비적인 형태를 갖춘 스테빌은 육중한 철판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칼더 특유의 위트와 경쾌한 느낌은 그대로 담고 있다.
    


3) 동물의 역동적인 움직임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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