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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6.06.26 23:26
아시아 앤디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 4 )
조회 수 5719 추천 수 0 댓글 0
< 예술가가 사랑한 예술가 2 > 아시아 앤디워홀, 무라카미 다카시 ( 4 ) 7) 루비이통이 무라카미 다카시를 선택한 이유는? 어린시절 친숙했던 만화적 캐릭터와 색감에서 오는 친근감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루이비통 백을 구입하고 싶은 구매욕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효과를 노린 루비이통의 판매전략도 있었겠지만,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에 대중을 사로잡는 그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디자인한 루비이통 가방 전시 매장 이렇게 그는 미술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넘나들며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작가가 되었다. 과연 무엇이 동경 예술대학에서 일본 전통회화를 전공했었던 그를 이렇게 상업적으로 성공한 화가로 이끈 것일까? 사실 그에게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무언가 전통적인 순수 예술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돈을 더 벌고 싶었고, 대중 속에서 유명해지고 싶었으며 나이와 상관없이 더 자유롭게 끼를 발산 하며 삶을 살고 싶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재능이 없어서 포기했다." 그래서 그는 일본을 떠나 팝아트의 본고장인 미국에 와서 제프 쿤스의 에로틱하면서도 치기어린 작품과, 그것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을 직접 지켜보면서 현대 미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다시 정립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성인만화 그리고 코믹스러운 그래픽에 자신의 기본을 이루고 있는 전통 회화의 특징인 간결하면서도 화려한 색감의 표현주의적 니혼가를 접목시키며 그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하게 된다. 727-727, 무라카미 다카시, 1996 미술의 상업화를 언급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앤디워홀을 머리속에 떠올린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앤디워홀이었다. 워홀처럼 그는 1996년 히로폰 팩토리라는 공장을 열었다. 이곳은 일본의 장인정신을 현대적인 자본주의와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장인 미술가와 생산품, 즉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1996년의 히로폰 팩토리를 모태로 현재는 카이카이 키키 크리에이터 집단을 만듬 그는 현대식 도제제도 형태로 발달된 히로폰 팩토리에서 대중의 트랜드를 알아내고 일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중 하나인 오타쿠(어떠한 것에 집착적인 애정을 갖는 사람) 문화를 강조하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히로폰, 무라카미 다카시, 1997 사실 제프 쿤스나 앤디워홀은 무라카미에게 대표적인 롤모델이었고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조차도 그에게는 작품의 힌트를 준 요소였지만, 그 모든 것을 넘어 그는 그만이 창조해낼 수 있는 완벽하게 다른 예술 작품을 창조해냈다. 그의 이런 작품들이 루비이통 가방판매에서 본 바와 같이,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의 마음에 무언가를 던져주고 있음을 우리는 부정할 수가 없다. Project Miss Ko2 , 무라카미 다카시, 1997 8) 나는 결함투성인 사람이다 분명 그의 작품은 팝아트적이어서 현대 물질 문명의 상업적 소비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많은 대중들은 루이비통의 사쿠라 꽃을 더이상 눈에 거슬리게 보지 않는다. 상업적이건 순수 예술이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모든 것을 내뿜어 창조하는 그의 예술품에 대중들은 오히려 열광한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만들어낸 아이콘, 카이와 키키 무라카미 다카시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묘사한다. "나는 뭔가 말로 설명하는 것에 굉장히 서툴다. 그래서 누군가 질문을 던질 때 나는 이것을 잘라서 나름대로 콜라주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주얼적인 이미지가 뒤죽박죽되어서 얘기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결함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다. 그리고 그 결함을 메우기 위해 시각예술품을 완성한다." Supernova, 무라카미 다카시, 1999 "전시 때마다 만난 사람들은 뭐든지 할 수 있고 뭐든지 잘 대답해주는 그런 완벽한 인물상인 무라카미에게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결함투성인 사람이다." 그는 예술가들이 이 세상에 살아도 되는 유일한 이유는 결함이 있는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 하더라도 귀족과 같은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고 복잡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셜 푸코는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기획하고 자신을 구축하여 자신 스스로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간의 본질이란 '스스로 기획하는 자'라는 것이다. 이처럼 무라카미 다카시는 푸코가 본 세상, 즉 결코 자기완결성이 가능하지 않는 무질서한 현상의 다발들 속에서 우리 시대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무의식적인 어떤 것을 가장 실재적이고 직접적인 자신의 감각적 체험을 통해 수용하고 표현하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진정한 예술행위가 새로운 존재나 빛을 세상으로 내보낸다고 생각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푸코는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는 예술가들이 단순히 기쁨을 체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 안에서 권력을 쟁취하고자 하는 보편적인 인간행위의 동기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푸코의 말처럼 즐거움과 권력의 일치를 지향하듯, 무라카미 다카시도 시대의 트랜드를 읽어 돈도 벌고 성공하여 권위와 권력을 쟁취했다. 앎과 익숙함에는 오만과 편견의 씨앗이 있다. 앤디 워홀이나, 제프쿤스, 그리고 무라카미 다카시, 이들이 현 시대의 인식과 느낌에 적합하지 않아, 일종의 고흐와 같은 시대를 앞선 '광인'인지, 아니면 시대의 구조를 잘 간파하고 그 구조에 적합한 작품들을 산출하여 대중의 새로운 의식구조를 창조했던 피카소와 같은 '천재'인지, 이도저도 아니라면 권력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진 '약삭빠른 화려한 실패자'인지는 시대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에 그것의 예술적 가치와 별개로 대중을 움직이는 어떤 것이 있다면 하위 문화, 키치 문화를 사고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이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이해하는 기존의 진실로부터의 탈피하는 것이다. 비록 거북하고 꺼려지지만, 감춰온 폐부와 진실을 까발려 외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있는 가능성 말이다. 예쁘게 화장을 한다고 해도 기미와 잡티가 있는 민낯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있는 무라카미 다카시 (2010)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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