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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ARTNOW
2016.07.18 21:24

Jeff K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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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Koons


Newport Street Gallery / 18 May – 16 Oct



27- 1.jpg


[제프 쿤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의 데미안 허스트(좌)와 제프 쿤스(우)]


제프 쿤스의 초기 작품 "Blown Away"가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은 1987년 사치 갤러리에서 열린 [New York Art Now]展이었다. 당시 골드 스미스대학의 미술학도였던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의 인연은 이렇게 30년도 훌쩍 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사이, 억만장자가 된 어린 미술학도는 그에 버금가는 예술가가 된 것은 물론, 전세계에서 제프 쿤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컬렉터가 되었다. 지난 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문을 연 데미안 허스트의 갤러리에서 두 번째 전시가 열린다. 허스트의 동료이자 라이벌이기도 한 작가 제프 쿤스의 거대 회고전으로 이 전시는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가 공동으로 직접 기획했다. 본 전시 "NOW"에서 소개되는 모든 작품들 역시 데미안 허스트의 소장품들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자신의 갤러리를 오픈하는 동기에 대해 자신의 컬렉션을 대중과 공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전시될 대부분의 작품들은 자신이 소유한 것들로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사실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는 미술계에서 알아주는 악동이자 이슈메이커들이다. 각종 이슈들로 자신들의 가치를 올리고 또는 미술계 저변에도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며 갤러리스트와 미술관의 수장들도 쥐락펴락하는 작가들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보면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는 큰 인연이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현대미술의 대표 아이콘으로서의 자리를 두고 그 둘을 경쟁시키며 발생하는 부가산업에 열을 올리는 만큼 본 전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아티스트가 누구일까? 추정 자산이 약 1조 원에 이르는 데미안 허스트가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 바로 뒤를 잇는 사람이 제프 쿤스(추정 자산 약 5천억 원)이다. 그렇다면 생존 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아티스트가 누구일까? 데미안 허스트가 작가가 가진 단독 부동산으로는 최고에 해당하는 616억 원짜리 맨션을 매입한 사실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후 제프 쿤스는 뉴욕의 대형 타운하우스를 346억 원에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들의 자존심 싸움은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제프 쿤스의 작품 '풍선개(Balloon Dog, orange)'가 2014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생존 작가의 작품가로는 최고가인 592억 원에 낙찰되면서 승세는 다시 팽팽해졌다. 이렇듯 그들에 관한 이야기는 늘 화제가 되고 그들의 작품처럼 팔리는 뉴스거리가 되었다. 이런 관계인 제프 쿤스와 데미안 허스트가 함께 만들어낸 전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것이 성공한 마케팅이라면 제프 쿤스는 단연 예술계 최고의 마케터일 것이다. 그는 지난 30년간 미술계 인물로는 이례적으로 큰 화제를 몰고 다녔다. 1991년 쿤스는 유명 포르노 배우 출신으로 나중에 이탈리아 정치인이 되는 치치올리나(본명 일로나 스탈러)와 결혼했다. 이듬해 두 사람이 이혼하기로 했을 때 치치올리나는 갓 태어난 아들을 데리고 로마로 떠났고 쿤스는 "납치"라며 10년 넘게 양육권 소송을 벌이다 패소했다. 쿤스는 이 경험을 계기로 납치·학대 아동을 돕는 '국제미아착취아동센터'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극과 극을 오간다. "현대 사회의 불안을 치유한다"는 극찬부터 "비싼 가격 때문에 유명해진 키치(kitsch, 싸구려 취향)"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수십억 원을 넘는 작품 가격도 화제와 논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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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제프 쿤스는 고대유물에서 장난감, 대중 스타, 생활용품, 광고판, 그리고 포르노까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면서 미술의 팔레트를 넓혀왔다. 첼시에 120여 명의 조수를 거느리고 작업을 지휘하는 쿤스는 손에 물감이나 찰흙을 묻힐 필요없는 미술공장의 개념 미술가(Conceptual Artist)다. 제프 쿤스와 파워 아트딜러 래리 가고시안의 결합으로 품어내는 시너지는 미술시장을 지각변동시킬 만큼 파워풀하다. 아트 콜렉터들은 먼지 묻은 렘브란트, 피카소 구입보다 생생한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고,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콜렉터들은 '아름다운 미술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유명한 작품,'투자가치 있는 트로피'로서 미술품을 경쟁적으로 구입하며 제프 쿤스를 수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592억 원에 낙찰되며 낙찰가 신기록을 세운 작품 '풍선개'는 원색의 파티용 풍선을 꼬아 만든 듯한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는 사실 엄청나게 무거운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뤄진 매끈한 조각이다. 이음새없이 완벽하게 마감처리돼 거울처럼 반짝이는 것이 특징이다. 쿤스는 가장 가볍고 연약한 소재처럼 보이는 풍선을, 가장 단단하고 무거운 소재인 스테인리스스틸로 치환해, 역설의 미학을 보여주는 일련의 키치적 조각을 연달아 선보인바 있다. 그 중 풍선강아지가 미술시장및 애호가들 사이에 가장 선호도가 높으며, 다음으로 풍선꽃, Hangina Heart(행잉 하트)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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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esa Landscape,

New Mexico / out back of Marie’s Ⅱ,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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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ree balls, Glass, painted steel, distilled water, plastic, and three basketballs, 1985]



본 전시는 2014년 뉴욕 휘트니 뮤지엄과 파리 퐁피두 센터,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에 이르는 순회 회고전을 통해 미술관 역사상 최다 관람객을 동원한 전시로 기록된 이후, 런던에서 열리는 첫 회고전이다. 쿤스의 초기작인 1979년작업부터 현재에 이르는 작품을 망라한 본 전시는 대표작 'Made in Haven'과 '후버(Hoover)' 연작 등 그의 작품활동을 아우르는 36점의 조각품과 회화를 소개한다.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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