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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ARTNOW
2016.08.14 21:22

Sotheby’s Museum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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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매사의 양대 산맥 중의 하나인 소더비가 뮤지엄 네트워크라고 이름 붙여진 가상 미술관 사업에 새롭게 착수한다고 밝혔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런던의 테이트, 타이완의 국립박물관을 비롯하여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개인소장가의 뮤지엄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각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영상방식으로 소개하게 될 소더비 뮤지엄 네트워크는 소더비 경매사의 온라인 사이트인 Sothebys.com과 소더비의 애플 TV채널을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된다. 또한 소더비의 자체 제작으로 이루어지는 ‘채즈워스의 보물(The Treasures of Chaysworth)’는 총 13부작으로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개인소유의 저택이며, 가장 화려한 컬렉션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채즈워스 하우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채즈워스 하우스는 영국 잉글랜드 더비셔(Derbyshire)에 있는 저택으로 1552년 윌리엄 캐번디시(William Cavendish)와 그의 아내 하드윅의 베스(Bess of Hardwick)이 건설하였다. 영화 [오만과 편견]의 배경이 된 것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얼마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와의 후원협력을 맺으며 또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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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트프로젝트의 구동 모습]

가상미술관은 이미 2000년대 초, 유비쿼터스가 새롭게 주목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기술개발과 기획 하에 이루어졌다. 그 후, 구글의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의 주요 미술품들을 웹상에서 간편하게 검색하고, 감상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아우라(AURA)의 영역 안에 존재하던 예술이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으로 모색하게 된 것이다. 구글은 전세계 17개 미술관의 486명의 작가의 작품 1,000여점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미술관 내부를 관람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공간적, 시간적 제약으로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적 혜택을 체험하기 힘든 사람들과 예술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으며, 이용객 측면에서 그 목표가 달성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렇다면 소더비는 왜 구글이 이미 선점한 가상 미술관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을까?



가상미술관의 기술적 측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실용적인 발전을 이루게 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 준 디지털 매체는 또한 문화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 영향력은 미술관의 역할에도 변화를 가져왔는데, 관람객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서 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포함되는 정보에는 단순히 보유품의 이미지 뿐 아니라 그에 관련된 전문적 정보와 지식을 포함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와 교육적인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더 나아가서 다양한 네트워크 시스템과 결합하여 관람객이 정보제공자의 역할도 할 수 있고, 다른 관람객이 제공한 정보를 이용함으로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작품의 설명에 첨부된 하이퍼링크는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한 접근의 폭을 넓히고 끝없이 연결된 정보를 제공한다. 즉, 가상미술관은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지닌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제공하고 학습 컨텐츠를 제공하며 미술관과 관람객, 그리고 관람객 상호간의 사회적 커뮤니테이션이 가능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가상미술관 방문자들은 온라인에서 가상전시를 보고 흥미가 유발되었거나 직접적인 관람을 원하게 되면 직접 미술관을 방문하게 된다. 반대로 미술관에서 직접 작품을 보았을 때 작품에 대한 추가적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면 가상미술관을 방문하기도 한다. 즉 가상미술관과 미술관은 반드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디지털과 현실세계의 정보가 결합되어 관람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바로 이 요소가 소더비의 뮤지엄 네트워크와 구글 아트프로젝트의 미래가 달라지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더비의 뮤지엄 네트워크의 컨텐츠

 소더비 뮤지엄 네트워크를 총괄하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부문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굿먼(David Goodman)은 뮤지엄 파트너로 메트로폴리탄과 테이트를 언급했지만 필자는 사실 상 주요 컨텐츠는 개인 뮤지엄의 소장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명망있는 경매에서 초고가 작품을 단 몇 분만에 사들이는 인물의 대부분은 미술과는 큰 관련이 없는 기업가나 부자들인 경우가 많다. 그 부자들이 바로 소더비의 모든 서비스와 마케팅이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주요 고객들인 셈이다. 특히나 초고가의 작품을 많이 사들이는 거물급 고객은 그들의 VI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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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소장하고 있는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는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의 개인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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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생로랑과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모기업인 케링(Kering) 그룹 설립자 프랑소와 피노의 미술관]


주목할 만한 것은 요즘 그 고객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수집에만 그치지 않는 부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거액을 투자, 자신의 미적 감각을 충족하는 작품들로 채워진 미술관을 설립하는 인물들도 많아지고 있다. 물론 그 중 대다수가 소더비에서 사들인 작품들이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바로 이것이다. 개인이 소장한 작품은 미술관의 소장품과 달리 소장가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되파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소장가가 새로운 작품을 사기 위해, 혹은 정말 돈이 필요해서 소장했던 작품을 시장에 내 놓을 수도 있다. 물론 소장했던 작품은 구입했던 가격보다 비싸게 팔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장하는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만약 소더비의 뮤지엄 네트워크를 통해 그 작업을 소더비가 대신해 줄 수 있다면 무료료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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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브랜드 프라다(Prada)의 최고경영자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이탈리아 출생의 미우치아 프라다가 소유한 미술관의 전시 전경]


소더비의 이윤창출의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작품이 경매에 나와서 낙찰될 때, 매도자와 매수자 양측에서 낙찰가의 수수료(작품 가격에 따라 차등이 있지만 대략 20% 선)를 받는 것이다. 소더비가 뮤지엄 네트워크와 같은 홍보 채널을 강화하여 뮤지엄을 소유할 정도의 거대 컬렉터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그 고객을 크리스티나 다른 경매사에 뺏기지 않고 자신의 경매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평범한 미술애호가에게도 나쁠 것은 없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양질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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