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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ARTNOW
2016.09.06 23:34

Serpentine Pavilio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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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Pavilion 2016
10 Jun – 9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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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6 by Bjarke Ingels Group]


미술관 건축공간의 진화 – 파빌리온

시대가 변해가는 맥락에 따라 현대 미술관의 패러다임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근대 이전의 미술관은 엘리트주의적인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었지만, 현대의 미술은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단순히 예술작품만을 진열하던 미술관 또한 근대 이후 대중에게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보다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서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이렇게 현대 미술관은 탈영역적 특성을 보임으로써 고정적이고 획일적인 전시공간의 영역적 한계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술관은 아트 파빌리온을 도입하여 미술관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트 파빌리온 작업에는 많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위적인 시도가 자리를 잡음으로써 전시공간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아트 파빌리온은 임시 건축 구조물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건축가의 혁신적인 디자인 개념이 실험적인 디자인과 창의적인 공간으로 구현되고 있다.

특히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는 해마다 아트 파빌리온을 건립함으로써 건축을 통한 예술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아트 파빌리온은 대중들에게 공공 시설로 이용됨으로써 세계적 이슈를 낳고 있다. 건축을 기본으로 하는 아트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공간을 통해 대중이 보다 쉽게 예술과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와 소통의 장’을 창출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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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비엔날레인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으로 쓰이는 파빌리온 중 한국관 전시 전경]


파빌리온은 라틴어 파필리온(Papilion)을 어원으로 한다. ‘파필리온’의 원래 뜻은 ‘나비’라는 의미로 텐트를 의미하는데, 현재 파빌리온이 건축용어로서 대게 이동이 가능한 가설의 작은 건축물을 가리키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아트 파빌리온은 관람객들의 편의나 놀이에 관계하여 지어진 공간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파빌리온은 크고 개방적인 공간구성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고, 전시를 하기 위해 구상됨으로써 공적인 활용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파빌리온의 공간적 특성은 세계적 규모의 국제전시나 페어에서 근대적 디자인이라는 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 자체가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는 파빌리온은 공간적 규모를 가짐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파빌리온을 몸소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관람객은 파빌리온을 시각뿐만 아니라 공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관람객이 공간을 체험하는 것은 관람객과 파빌리온 사이에 친밀감이 생기도록 한다. 이러한 파빌리온의 기능적 특성이 미술관과 대중의 매개체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는 런던의 하이드 파크 내 켄징턴 가든에 위치한 전시관이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1934년에 건립된 찻집을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서펜타인이라는 이름은 미술관의 인근에 있는 서펜타인 호수에서 유래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1970년대에 개관하여, 주로 근현대 작가의 예술 작품들을 전시한다. 현대 미술계에도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공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서펜타인 갤러리는 영국의 아트 카운슬과 블룸버그가 메인 스폰서로 운영하고 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서유럽 작가들에 대한 새로운 비평을 양산하는 중요한 장소로 손꼽히며, 모든 현대미술 작가들이 개인전을 꿈꾸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앤디 워홀, 만 레이, 신디 셔먼, 루이 부르주아 등이 런던에 처음 소개된 곳이기도 하며, 데미안 허스트, 더글라스 고든, 서도호 등의 젊은 현대 미술작가들도 이곳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필자는 이 갤러리에서 열린 데이비드 크랙 마틴의 전시를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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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02 by SAN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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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02 by Toyo Ito and Cecil Balmond with Arup]


 서펜타인 갤러리의 전시 디자인은 다른 미술관보다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미술의 주변 및 경계 부분을 다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고 있다. 기획 방향이 이러하기 때문에 건축가와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현대미술과 디자인, 현대미술과 건축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동시대적 사고의 발상과 전환은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삶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0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미술관 앞 정원의 건축물 커미션 프로젝트는 건축가들의 파빌리온 설치를 통해, 명실공히 국제적으로 가장 독특한 성격의 건축전이 되었다.

 사실 상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펜타인 갤러리는 상당한 명성을 가지며 런던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서펜타인 갤러리가 건축분야에서까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현대 건축을 선도하고 있는 건축가들의 흥미로운 디자인이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관람객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비중 있는 문화행사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해마다 여름이면 전 세계의 많은 관람객들이 파빌리온과 부대행사를 경험하기 위해 갤러리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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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4 by Smiljan Radic]


 서펜타인 갤러리는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중에서 런던에 한 번도 작업을 하지 않은 건축가를 선정하는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제한된 부지와 예산의 조건 등 여러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서펜타인 갤러리 측의 의도를 실현시킬 수 있는 건축가를 선정해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가에게도 자신의 건축개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건축을 기본으로 하는 서펜타인 갤러리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건축, 예술, 대중이 하나가 되는 공간이자, 편안한 쉼터로 기능한다. 파빌리온을 통해 대중이 보다 쉽게 예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파빌리온과 더불어 파빌리온 안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를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큰 의미를 가진다. 모든 이벤트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대중들과 직접 만남을 가짐으로써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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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4 by Bjarke Ingels Group]


 올해 프로젝트는 덴마크 출신의 젊은 건축가인 야르케 잉겔스 그룹(Bjarke Ingels Group)이 커미셔너로 선정되었다. 야르케 잉겔스 그룹의 대표인 잉겔스는 구글의 신사옥 건축디자인을 책임지는 등 젊은 나이에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면서 현시점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로 손꼽힌다. 그는 OMA에서 경력을 쌓은 후 벨기에 출신 동료인 줄리언 데 스메드(Julien de Smedt)와 함께 에이전시 PLOT을 오픈하여 2001~2006년 사이 참신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 후 BIG로 알려진 Bjarke Ingels Group이라는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며 건축가로서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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