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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6.11.21 21:52

가물어 메마른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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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어 메마른 땅


사막이 되는 것은 땅이 좋지 않음이 아니라 땅에 생명을 공급하는 물이 없기 때문이다. 사막이라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물이 공급된다면 그곳은 옥토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땅이라 할지라도 물이 공급되지 않게 된다면 그곳이 사막화 되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지구촌은 지금 사막화 되는 범위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다국적으로 풀어야 할 우선순위의 숙제다. 

현대의 첨단 과학 문명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인간이 건설하는 문명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첨단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문명의 금자탑 높이만큼 환경 파괴의 그림자는 길어진다. 

새롭게 건축되는 거대 건물 입구에 붙여 놓은 설명은 반드시 친 환경적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과 친밀한 건축 양식 구조로 건설한다는 의미일텐데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의구심이 든다. 

환경 파괴의 주범은 건축물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사람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인류가 이룩한 발전으로 파괴되는 것은 환경뿐이 아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어찌 보면 사람 자신이다. 

사람이 만들고 그것에 의해 사람이 더 많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문명이 가지는 이기적 현실이다. 

한 방송에서 일본의 아파트 문화를 방영했다. 아이들에게 옆집 사람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인사하지 않고 인사 받지 않는 캠페인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아동 범죄가 심각하다 보니 그런 강구책을 내놓은 것 같다. 한편에서는 반대 의견도 많다. 핵심은 인간성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이웃집 사람을 범죄 후보자로 인정하여 인사도 하지 않고 인사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고도로 발전된 문명의 숲에 길을 잃어 갈 바를 알지 못해 허덕이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인류는 지금 너무 깊숙한 숲에 들어와 길을 잃어 버렸다. 숲의 아름다움이 숲 자체를 파괴시킬뿐만 아니라 인간성도 파괴하고 있다.

환경 파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옳은 일이다. 인간이 환경의 주체가 아니라 환경에 얹혀 사는 세입자 같은 존재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환경을 빌려 쓰는 것이다. 

법적인 소유권은 인간에게 있을지라도 실제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환경을 사용해야 한다.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는 속도 그 이상으로 파괴되는 것은 인간성이다. 파괴되는 인간성을 막기 위해 사람들은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싸워야 하는 일이 있으면 자기 권리 보호를 위해 싸우고, 화를 내고 분노한다. 뉴스를 보기 두려울 만큼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 사소한 일들로 인하여 칼부림을 하고 부모 자식 간에 원수가 되어 서로 고발하여 법정 싸움을 하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을 만큼 사례들이 들려온다. 

문을 잠그지 않아도 누구도 그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가는 일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한 일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였다. 훔쳐갈 물건이 없는 시절이기도 하겠지만 도둑이 든다면 훔쳐갈 물건을 만들어서라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뉴몰든에 살고 있는 한국 분들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들었다. 현대판 도둑은 큰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한다.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가치 있는 고가의 물건만을 훔쳐간다는 것이다. 

과거의 도둑은 큰 물건을 선호했다. 커다란 텔레비전을 훔쳐가게 된다면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지만 현대의 도둑은 조용하게 들어와 귀중품을 가져가기에 그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알지 못할 때가 있게 된다. 문을 잠그지 않아도 도둑이 들지 않았던 시절은 이제 꿈같은 전설이 되었다. 

몇 개의 잠금 장치를 해놓았을지라도 그것을 뜯고 들어오는 도둑을 막을 수는 없다. 왜 도둑들이 급증하는가? 이는 사회적 문제로 풀 것이 아니라 인간성 파괴가 주원인이기 때문일 것이라 여겨진다. 

인간성이 파괴되지 않았다면 삼 일을 굻을지라도 남의 집 담을 넘지 않을 수 있다. 인간성 파괴는 마치 지구촌이 사막화되고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 없다. 사막화 되는 일도 심각하지만 인간성이 사막화되는 것은 인류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인간성 파괴의 결과는 자기중심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세상은 홀로 사는 것이 아닌데 자기가 중심인 것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정신병자이거나 심각한 인간성 파괴가 진행된 사막화된 양심의 소유자일 것이다. 사막이 되는 것은 물이 없기 때문이다. 

인류가 앓고 있는 중병은 물의 고갈에 관함이다. 물이 없기 때문에 사막화 되는 것이고, 사막화의 주 범인은 인간이며 피해자는 인간 자신이다. 근간의 사건을 목도하면 마음이 답답해 온다. 

백만 이상의 시민들이 양손에 촛불을 들고 한 사람을 지목하여 물러나라고 외친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번져가는 민초들의 물결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성이라는 양심이 사막화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사막화되는 곳에 물 한 바가지를 쏟아 붓는다 한들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겠는가. 그렇게 가물어 메마른 땅에 얼마만큼의 물을 쏟아 부어야 갈라지는 땅에 생명을 공급할 수 있을까? 

한 정치인은 오천만 명이 다 촛불을 들고 외친다 하더라도 그 한 사람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무서운 말을 남겼다. 

지금 조국 대한민국의 민심은 사막화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심지어는 국민과 결혼했다는 말은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말장난임이 확인되고 있다. 

권력은 사람으로부터 온다. 그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무명의 민초들이다. 민초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권력을 만들어준다. 권력자는 당연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민초들을 섬겨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양심 구조다. 

그것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몇 가지 일을 잘 못해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파괴된 인간성, 그러면서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안보를 걱정하기 때문에 결정한다는 고장난 생각이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 


29.jpg


런던 중심가의 공중 화장실 입구에 가물어 메마른 땅을 견디지 못해 죽어가는 나무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의도는 물을 아껴 써야 함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물을 낭비하게 되면 환경이 파괴되고 사막화될뿐 아니라 생명체들이 죽어가는데 그 결과는 내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경고문인 것이다. 사진은 마치 온 국민을 분노케 하는 한국의 정치 현실을 닮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지만 국가를 책임지는 지도자를 향한 불신은 물 한 방울 없는 사막 그 이상이다. 

땅 바닥이 바둑판처럼 갈라지는 분노하는 민심에 촉촉한 단비가 내려 회복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최고 권력자의 하야일까?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것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하야로 면죄를 주어서는 갈라진 민심을 치유할 수 없을 것이다. 권력자가 느껴야 하는 최고의 잘못은 국민을 무시했다는 죄와 국민을 업신여겼다는 죄, 국민을 우롱한 죄다. 

권력의 최정상에 있는 정치인들에게 분노한 국민들이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은 연약한 촛불이 아니라 그들을 심판하고 있는 권력의 본질이 심판하는 철퇴임을 깨닫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파괴된 양심에 분노할 뿐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 담임 
http://jvcc.org
-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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