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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6.12.19 01:35

보수와 진보 그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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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그 양날의 칼



보수는 무엇이며 진보는 무엇인가?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최근에 발생되는 코미디 같은 국정농단의 한 복판에 있으면서 내 안에 그런 질문이 들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규정한 기준에 대해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부 언론은 현직 대통령 하야나 탄핵소추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보수 진영이라 말하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사람을 일컬어 진보 진영이라 서슴지 않게 표현해 내고 있다. 그것이 과연 옳은 정의일까. 분명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무엇으로 부터의 보수이며, 또한 무엇으로 부터의 진보인가. 그 기준이 대통령이라면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국가라는 말이 된다. 물론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중요한 인물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지만 대통령 자신이 국가는 아니다. 국정을 이끌어가는 어떠한 기관이나 핵심 인물일지라도 정부의 대변자 일뿐이지 정부 자체가 될 수 없다.


2003년에 개봉된 안성기 설경구 주연의 ‘실미도’ 라는 영화에 국가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 하고 있다. 당시 세상에서 악의 축과 같았던 사형수나 최고형을 받은 무기수를 훈련시켜 김일성을 숙청하기 위한 비밀 특공대를 조직한다. 최고의 정예부대로 구성된 이른바 684 부대의 목적은 오직 한가지뿐이었다. 그것은 민족의 적인 김일성 제거였다.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울 최정예 요원으로 완성된다. 그들을 북으로 비밀리에 파병 시키려는 시기에 북한과의 관계가 급호전 되면서 684 부대의 전면 폐지 명령을 받는다. 그들을 죽음의 직전까지 훈련 시켰던 대장은 국가 최고급 기관을 찾아간다. 훈련병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최고의 무기를 버려두는 것이며 위험성이 있다며 고위당국자를 설득 한다. 부대의 폐지는 곧 그들 모두를 죽이는 것을 포함한다. 부대장은 상부에 간곡한 제안을 한다. 제거 보다는 월남이나 다른 차원으로의 파병을 요구한다. 중정의 책임자는 상부의 명령에 불응하는 훈련대장을 향해 총을 겨눈다. 그러면서 중요한 말을 남긴다. ‘국가의 명령이다. 국가가 만들라 하면 만들고, 국가가 폐지하라 하면 폐지하면 된다. 군인은 그 명령을 따르면 된다.’ 총구 앞에서 훈련대장은 당당하게 묻는다. ‘중정(중앙정보부)이 국가입니까?’ 그 이듬해 개봉된 송강호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 역사 청와대 이발사로 들어가면서 ‘각하는 국가다’ 라는 복창을 하게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1항에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그 근간을 이루는 정신이 무엇인지 헌법 전문에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 전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


현직 대통령을 지지 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물론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국가 원수를 제거하는 음모나 집단이 있다면 당연 그들이 지탄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장 7조에 공무원의 의무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대통령은 공무원의 수장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늘에서 권력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최고위급 공무원일 뿐이다. 그러하기에 공무원으로 그 직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당연 거기에 따르는 체벌과 책임을 묻는 것은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법의 정신인 것이다. 한쪽에는 손에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손에 태극기를 들고 하야 반대를 외치고 있다. 손에 태극기를 들었다고 해서 보수 진영으로 설명되어지고, 손에 촛불을 들었다고 해서 진보라 말한다면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보수와 진보의 기준은 국가에 있어야 한다. 어떤 특정 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가를 사랑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그것이 보수이다. 3.1 운동을 외쳤던 사람들, 4.19 현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외쳤던 사람들은 당시에 진보세력으로 불렸다. 그러나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자중의 애국자였다. 눈에 보이는 태극기를 흔들어야만이 보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어느 특정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법이 만들어지고 수정하려면 국민 투표를 통한 것이기에 국민이 합의한 약속인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정신은 헌법 전문과 조항만 잘 읽어 보면 보수와 진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기준은 헌법 정신을 지키는 자들에게 있다. 법을 만든 것은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태극기는 국가가 아니다. 국가를 표현하는 깃발일 뿐이다. 


아끼고 사랑해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영국 본머스(Bournemouth in UK)에 처음 정착하면서 집 앞에 태극기를 게양해 두었다. 사람들이 한결같이 묻곤 했다. 한국 대사관과 관련 집이냐는 것이다. 당연 아니었다. 그냥 한국인으로 국가를 사랑하고 기도하는 맘으로 국기를 게양했다고 말하면 국가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보수 진영으로 이해하곤 했다.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태극기를 보관하는 것 자체만으로 애국자가 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태극기를 품고 있거나 소지한 자체만으로 역적이 되었던 시절이다. 그러나 현대는 태극기를 걸던 걸지 않던 그것이 국가를 사랑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민주자유시대이기에 태극기 자체만으로 보수 진보라 기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도 난 태극기를 사랑한다. 외국에 살다 보니 더더욱 그러하다. 태극기만 보면 가슴이 뛴다. 그러나 국가의 발전을 위하고 다음 세대들을 위한 일이라면 태극기를 내리고 그곳에 촛불보다 더 강력한 횃불로 대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처럼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기 위해선 횃불 그 이상을 손에 들고 내 영혼을 불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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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의 인파가 추위를 이겨내면서 손에 손을 잡고 촛불과 횃불을 들고, 심지어는 갓난아이 모자에 대통령 하야, 탄핵이란 단어를 새겨 넣고 시위현장으로 데리고 나온 그의 부모의 행동은 보수도 아니며 또한 진보가 아닌 국가의 안일을 생각하며 다음 세대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한 민초들의 거룩한 몸부림 그 자체인 것이다. 그 누구도 이 거룩한 행렬을 막을 수 없다. 국가를 사랑하는 일에 있어서 보수, 진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오히려 죄스럽다. 자칭 보수라고 말했던 사람들에 의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숭고한 목숨을 잃었던가.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물론 그들이 염려하는 대로 수많은 촛불행렬 속에는 불순분자가 끼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 자체를 빨갱이 집단이라 말하는 자칭 보수 단체는 깨끗한가 묻고 싶다. 국가의 통수권자가 사는 청와대 깨끗했던가? 국민의 민생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깨끗했던가. 


정말 그들은 혈통적으로 흰색인가. 색깔론은 국민을 병들게 했으며, 국가의 발전을 붙잡는 암적 요소가 되었다. 순수하게 나라를 사랑하는 몸짓이 진정한 보수라 여겨진다.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그 숭고한 몸짓이야 말로 보수이며 하늘은 그들로 감동하지 않겠는가?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 박심원 문학세계 
-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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