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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7.09.18 01:38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Grand Tour 4-2
조회 수 1326 추천 수 0 댓글 0
4-2.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서희 ( 학생1
) : 다른 세대의 다른 국적, 즉, 서로 처음 보는 다양한 성별과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살며 토론으로 새롭게 개념을
정립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대화를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전시 상황의 음식들을 해서 먹고, 체육관에서 매트를 깔고 함께 밤을 보내면서 생활을 하는 이 “How
to Live Together and Sharing the Unknown” 프로젝트가 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Provisional
Studies: Workshop #7 How to Live Together and Sharing the Unknown, Koki
Tanaka,2017
나 : 코키 타나카(Koki Tanaka)의 작품입니다. 그는 생산하는 일시적인 공동체, 그리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위기와 분란을 중심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는 사람들을 모아 정착되지 않고 익숙치 않은 상황들을 만들어서
존재하는 일상의 틀을 얼마나 깰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진영 ( 학생2)
: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나 : 작가는 우리들처럼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역할이나 논쟁이 일어나는 패턴, 그리고 지치는 순간들, 화가 나는 모습, 불쾌한 상황들을 모두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필름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참가자들의 일부가 되고 있었습니다.
작품 속 참가자들이 머문 공간은 냉전 시기에 세워져 2015년까지 비상 시에 3천명의 사람들이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은신처로 사용된 곳입니다.
Provisional
Studies: Workshop #7 How to Live Together and Sharing the Unknown, Koki
Tanaka,2017
서희 (학생1) : 시청(Rathaus) 건물에서 역시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Here we are”을 외치며 역사적인 사건들을 신체로 표현하고, 관객이 던지는 단어를 듣고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립한 개념을 이야기하는
“구글링(Googling)”퍼포먼스를 했습니다. 그것도 저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나 : 그것은 부카레스트 출신인 작가 알렉산드라 피리치의 작품 “Leaking
Territories”입니다.
퍼포먼스, 댄스, 그리고 조각을 통해 존재하는 계급, 계층에 대해서 솔직히 말해보고자, 1648년 뮌스터 평화협정이 이루어졌던 곳에서 역사와 그 장소의 의미, 그리고 동시에 미래를 생각해 보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작가는 무엇보다 목소리의 다양성과 초국가적 대화 문화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희 (학생1)
: 6명의 퍼포머들은 다이나믹하게 룸을 가로지르면서 하나의 집합체적 몸을 구성하기도
하고, 다시 도전받고 있는 이미 구성된 경계선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영역적 분쟁을 암시하면서 관람객들과 섞여 상호작용을 하며
그룹을 재구성하기도 했습니다.
Leaking
Territories, Alexandra Pirici, 2017
진영 ( 학생2) : 처음 퍼포먼스를 볼 때는 누가 퍼모머이고 누가 관객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그 룸이 바로 조각이 되기도 하고, 다시 또 퍼모먼스를 하고 있는 퍼포머들과 관람객들까지 모두가 그 룸의 조각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Leaking
Territories, Alexandra Pirici, 2017
서희 ( 학생1) : 자전거의 도시답게 자전거 모양으로 바닥에 그려진 표시를 따라 걸어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이번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현대사회에서 공존, 개인과 커뮤니티, 융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전시관 표시
진영 (학생2) :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예술이 우리의 삶으로 가장 가까이 다가 온 듯하게 느껴진 전시였습니다.
공원이나 도시 거리에서도 우연히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무료로
개방되어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하여 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나 : 그렇습니다. 현대와 전통의
조화가 돋보이는 도시로 전통과 현대의
융합, 예술과
사람의 융합, 주제와
주제의 융합, 형식과
형식의 융합이 특색이었던 전시였습니다.
서희 (학생1) : 카셀에서는 예술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관람객들이 예술품을 공유함으로써 예술가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도록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도큐멘타의 체험은 베니스 비엔날레와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관에서의 체험보다 좀 더 직접적이었습니다.
Kassel
Documenta 14
그런데 도큐멘타가 좀 더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었다면,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는 사회적인 문제가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듯 합니다.
진영 (학생2) : 자전거 사인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저는 작품들을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종류의 주제들을 자연스럽고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듯 했습니다.
나 : 예술은 인간의
모든 것, 즉 삶, 감각, 욕구, 욕망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관객이 되어 그것을
직접 그 현장에서 체험할 수도 있고, 책이나
기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유럽의 4대 예술축제는 체험, 관계, 휴머니즘,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이라는 큰 틀안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서희 (학생1) : 저는 무엇보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프로젝트전에 미리 뮌스터에서 몇달 간 머물며 직접 생활하고, 도시에 적응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구상한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도 그런 프로젝트에 참가자로서라도 직접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나 : 작가 아세 얼크만도 미리 뮌스터에 머물면서 이미 존재하는 구조물의 기능과 작동
과정을 바꿈으로써 익숙하게 보아왔던 것을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행했습니다. 작품 ‘On Water’를 통해서 뮌스터 시민들에게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하도록 했습니다.
On Water¸Ayşe Erkmen, 2017
서희 (학생1) : 저도 처음에 그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물위를 걷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도록 한거지?’라고 생각하면서 신기하게 느꼈습니다. 정말 참신한 발상으로 시민들과 관람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나 : 뮌스터의 남쪽 부두와 북쪽 부두 아래에 뚝을 설치해 이 두 곳을 연결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분리된 두 장소를 철제 다리가 아니라, 물의 다리로 연결함으로써 사람들이 직접 걸어서 두 장소를 오고 갈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뮌스터 도시의 지도를 새로운 컨셉으로 재구성한 것이지요.
이것을 통해 작가는 정치적 지도 위 이미 그려진 경계선을
위해 사용된 물의 흐름이, 도시 개발을 위해 인간이 만든 수로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것이 사회문화적 접근으로 새롭게 그려지는 경계선과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진영 (학생2) : 10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예술 축제답게 장기적인 시간을 둔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하고, 긴 시간에 걸쳐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담기도 하며 도시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예술의 진면모를 보여 주고 있는 프로젝트인 것 같습니다.
나 : 네, 프로젝트 카탈로그에 쓰여진 “beyond its boundaries”처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공공 예술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희 (학생1) : 무료로
개방되어 누구나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 현대와 전통, 도시와 개인, 개인과 개인, 예술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뮌스터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실험적이고 적극적인 예술이 실천되고 있는 아름다운 예술 현장인 것 같습니다.
진영 (학생2) : 그런 현장을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체험한 것만으로도 저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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