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청소년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

한국에서 추진하는 이러한 프로그래밍 정규 교육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늦은 편이니, 한국이 IT 강국임

을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프로그래밍 교육에 있어 가장 선진국은 에스토니아인데 2012년부터 초, 증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

밍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착수하였다. 

현재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 창업이 가장 활성화된 국가로서, 널리 알려진 영상통화 SW인 스카이프 (Skyp

e)가 이 국가에서 개발되었고, GDP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The Year of Code’로 지정된 2014년을 기점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Primary 및 Secondary 학

교에서 필수 교과 과정으로 실시하고 있다. 

필자의 자녀도 공립 Secondary 학교에서 Python이라고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있는데, 어느 날

필자에게 수업 내용에 관한 질문을 해서 한국보다 매우 앞선 프로그래밍 교육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물론 필자가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덕분에 체면을 구기진 않았지만, 프로그래밍 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우

리 부모 세대를 당황스럽게 만들 질문들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발전 및 변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시절 프로그래밍 교육을 매우 강조한 것으로 유명한데, ‘Computer

Science for All’ 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들이 컴퓨터 과학과 컴퓨터 연

산적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미국에서도 2000년부터 컴퓨터 과학 교

육과정을 개발하여, 2013년부터 표준안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인도, 중국등에서 이미

컴퓨터 과학 또는 프로그래밍 교육이 필수 교육 과목으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주요국들에 비해 늦었지만 한국도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한 정책으로 보여진

다. 필자는 대학교 졸업 이후 현재까지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일에 계속 종사하여 왔지만, 정

작 프로그래밍을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것은 대학교 과정에서였다. 초중고교 12년 과정 동안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교과목을 배웠지만, 정작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배우지 않았던 셈이다. 초중고교 과정

에서부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다면 왜 청소년기에 프로그래밍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한가? 필자는 그 이유를 프로그래밍과 언어 학

습 사이의 유사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은 인간과 컴퓨터 사이에 대화를 하는 과정이

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프로그램 언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C, Python, Java 등이 있다. 

통상적으로 유년기 시절이 언어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시기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프로그램 언

어의 학습도 이러한 언어학적 관점에서 유년기 시절의 학습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언어를 습

득하는 과정은 뇌의 사고 체계를 해당 언어의 문법 체계에 동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뇌의 사고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유년기 시절이 이러한 동화 과정에 가장 효과적이다. 사고 체계, 즉 생각하는 방식이

인간의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며 이러한 사실을 소재로 한 공상 과학 영화가 ‘컨택트’이다. 

이 영화는 특수한 (시공을 초월하는) 문법 체계를 지닌 외계 언어를 공부하던 주인공이 그러한 사고 체계에

영향을 받아 시간을 초월하여 미래를 보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년기 시절부터 프로그램 언어에 노출

된 아이들의 사고 체계는 어떻게 확립이 될까?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사고 체계가 형성될 것이고, 그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가 요구하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지적 경쟁력이라고 될 수 있다. 한국에서 내년부터 실시하

는 초중고교 프로그래밍 교육을 통해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정한 IT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