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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파괴적인 몸짓은 결국 새로운 예술의 부활을 위한 몸부림이다
다다이즘6

유럽 독일의 다다이즘은 1921년 아르프와 에른스트가 쾰른을 떠남으로서 쾰른 다다가 끝이 나게 되고, 이와 동시에 베를린 다다가 끝이 나면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미국의 뉴욕다다는 뒤샹과 만레이의 정기 간행물인 ‘뉴욕다다’의 단 한번의 발간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다다의 창시자인 취리히 다다이스트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렇게해서 원래 형태의 다다운동은 마침내 끝을 맞이하게 된다. 

 다다이즘.jpg
다다이즘

그러나, 다다이스트들이 탐구했던 무작위성, 우연의 일치라는 요소는 초현실주의의 집중적인 탐구의 기초가 되었다. 
 
살바도르 달리, 성 요한의 '그리스도 책형' 속 그리스도, 1951.jpeg
살바도르 달리, 성 요한의 '그리스도 책형' 속 그리스도, 1951

다다이즘의 기반은 무엇보다 넌센스였다. 다다이즘은 하나의 양식도 아니었고 미술로만 표현된 것도 아니었다. 다다 카바레와 다다 전시회도 있었고 다다 음악과 다다 저술도 있었다.
다다이스트들은 자신의 견해를 널리 알리려고 대중들에게 건방지고 버릇없어 보이는 언행까지 남발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다는 전통에 반대하고, 합리적인 것에 반대하며, 제도에 반대했다. 한마디로 다다는 모든 것에 반대했다. 즉 그들의 기본적 원칙은 부정이었다. 마르셀 뒤샹의 ‘모나리자’와 같은 성상 파괴적인 예술관도 다다가 그 기원이다.  
 
마르셀 뒤샹, L.H.O.O.Q.,1919.jpg
마르셀 뒤샹, L.H.O.O.Q.,1919

1차 세계 대전과 같은 전쟁은 많은 젊은 미술가들과 시인들의 불만에 새로운 근거와 긴박성을 부채질하였다. 그들에게 전쟁은 탐욕과 물질주의에 입각한 사회적 고통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들은 다다를 이 사회를 위한 진혼곡으로 이해했으며 새로운 사회의 원초적 출발로 보았다. 
미술가외 시인은 유산 계급 자본주의와 교묘하게 밀착되어 예술은 문자그대로나 비유적으로나 상거래 행위가 되어버렸고 미술가는 정신적 용병이고 시인들은 언어의 은행가처럼 되어갔다. 이에 다다이스트는 당연히 예술가로서 파멸해가는 사회에 속한 자신들의 모습에서 그 예술의 파괴를 시도하게 되었다.  
 
Man Ray, Glass tears, 1932.jpg
Man Ray, Glass tears, 1932

"無에의 정신"은 다다이스트들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원시 부족예술에 눈을 돌리게 했다. 이것은 초현실주의에 와서는 다다의 예술 부정에 대한 대안으로 잠재적 무의식의 세계를 비합리적 방법으로 표현하면서, 쾌락원리와 현실원리의 화해를 시도하게 했다. 
 
살바도르 달리, 바닷가재 전화기, 1936.jpg
살바도르 달리, 바닷가재 전화기, 1936

다다의 메세지는 근본적으로 “유럽적 가치관은 이미 아무런 의미도 갖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용인된 모든 취미와 이성의 원칙을 거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즉흥적으로 실행하는 의지의 표시이기도 했다. 
다다와 더불어 새로운 현상 또한 도래하게 되었다. 소음, 색채, 정신적인 리듬이 다다예술에 그대로 수용되어 거리낌없는 일상적인 정신상태에서 터져나오는 감각적인 아우성과 열병 그리고 모든 잔인한 현실과 함께 뒤죽박죽 섞이게 되었다. 
이렇게해서 인간존재의 모든 가치를 발휘하고, 또 각각의 사물의 배후에, 그리고 모든 생각의 반대쪽에, 또한 그 한가운데에서 존재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하여 각 사물과 생각이 전도되고 조롱되고 교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자유의 강렬한 물결을 효율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다다였다. 
 
Da Da 잡지 커버(1919).jpg
Da Da 잡지 커버(1919)

복잡한 아이러니 속에 그들은 사회와 그 예술의 파괴는 곧 미술가인 자신들의 파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다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신을 파괴하기위해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기 파괴적인 몸짓은 결국 새로운 예술의 부활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들은 파괴하는 아픔을 겪더라도 다시 출발하고 싶어했다. 
새로운 예술가는 설명적, 상징적인 복제를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돌이나 나무나 쇠로로 무언가를 직접 창조한다. 특급기관차와 같은 새로운 예술가의 유기체는 순간적인 감동을 싣고 모든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라고 다다이스트들은 선언했다. 

예술은 죽었다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내뱉던 그들은 예술의 파괴를 시도했다. 그것은 곧 허무주의로 연결됐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일관된 양식도 없었다. 즉 다다이스트들에게는 진정한 합일점이 없었다. 
다다는 이렇게 상이한 지역에서 다소 다른 특성을 띄며 나타났지만, 우리는 다다를 크게 두가지의 형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낡아 빠지고 부적절한 유미주의를 대신할 새로운 미술을 추구하는 계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차라나 피카비아와 같이 조소를 파괴의 수단으로 삼아 예술가로서 그들의 사회적 동일성을 희롱함으로써 그들 위치의 아이러니를 이용하려는 유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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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 Picabia, Love Parade, 1917

다다는 현재의 삶과 현재를 위한 삶에 그 정신의 뿌리를 두고 있었기에, 제2차세계대전 후에 기계문명과 인간소외의 배경속에서 ‘네오 다다’라는 명칭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리고 가장 새로운 매체,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관심과 표현, 의지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Roy Lichtenstein, Happy Tears, 1964.jpg
Roy Lichtenstein, Happy Tears, 1964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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