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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지점 조부장의 에피소드
2018.04.23 22:47
런던지점 조부장의 에피소드 #8
조회 수 1309 추천 수 0 댓글 0
항상 역동적인 우리나라이지만, 요즘같이 큰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시대가 근래 또 있었던 가 싶다. 우선 50년이상 냉전과 반목의 시대와 최근의 전쟁이란 위험정점까지 몰고 가던 국내남북 정세가 갑자기 해빙무드를 타고 남북휴전협정에서 남북평화협정 무드로 가고 있으며, 유교시대 이래 몇백년간 흘러 온 남녀간의 세력균형이 Me Too라는 사회운동으로 새로운 자리를 잡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갑질이네 하는 차마 눈꼴뜨고 보기 역겨운 가진 자들의 작태나, 정치인들의 고만고만한 수준의 정치형태나, 또 이해가 엇갈리는 개인이나 단체끼리 서로 모함 투기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은 언제 좀 바뀌게 되나 하여 일반 식자들의 걱정을 자아내게 한다. 이 글은, 필자가 1990년도 현대중공업 런던지점에서 해양플랜트 영업활동을 할 때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을 Fiction을 섞어가며 연재로 쓴 글이다. 재미있게 읽어가시면서, 우리나라 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여기 영국 땅에서 플랜트수출시장을 개척하던 당시의 영업전사들이 흘린 땀과 열정과 좌절을 같이 느꼇으면 하는 바램이다.. < 당신들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답니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일찍 정장으로 갈아입고 출근하였다. 미세스킴도, 출장 온 황대리도 잠을 못 잔 벌건 눈으로 출근한 상태이다. 우선 황대리를 데리고 지점장실로 들어가서, 지점장에게 인사를 시켜드리고 어제밤에 일어난 해픈닝에 대해 보고드렸다. 말씀을 다 듣고 나서, “ 황대리라 그랬지? 아니 본사에서 출장을 보내면 이것저것 좀 교육을 시켜서 보내야지, 당신 실수땜에 여러사람 고생만 실컷 했구나. 어쨋든 첫 길에 고생했어.” 이어서, “그래 조부장 당신들은 어제밤에 몇시에 들어갔어?” “예 한 12시 좀 지나서입니다.” “미세스 킴도 같이 일했단 말이지?” “녜” “나가서 미세스 킴 한테 좀 들어오라고 해..” 미세스 킴도 슬금슬금 웃으며 들어왔다. “미세스킴, 아니 조부장이 이렇게 미세스 킴 밤 늦게까지 고생시켜도 되는 거야? 내가 조부장 혼내 줄까?” “ 글쎄 말 입니다. 나중에 입찰 잘 되거든 혼 좀 내 주세요..” 미세스킴이 웃으며 이야기 한다. “ 하여튼 해양입찰 들어간다고 다들 고생많았어…이런것들이 모여 나중 일이 잘 될려고 이런거야,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잘 마무리하도록 해요….그리고, 나중에 좀 정리되면, 조부장! 당신이 당신 가족하고 미세스킴 가족하고 같이 시내에 나가서 저녁이나 한번 하도록 해, 고생도 했으니, 나도 회사경비이지만 인심 한번 쓸테니까..” 이러는 지사장님이 정말 멋쟁이다. 보스로 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태껏 고생한 것들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다시 힘이 불끈 쏫는다. 우리 3사람 모두 기분좋은 모습으로 지점장실을 나왔다. 이제는 입찰서류를 잘 포장한 후 들고가서 제출하는 일만 남았다. 입찰제안서 제출마감시간이 10시이므로 서둘려야한다. 근래 국내조선소에서 건조된 FPSO 해양설비 (이런 해양설비제품은 거의 1조원을 호가하였다) 준비해간 큰 가방 2개에 입찰서류 8권을 황대리와 나누어서 들고서는, 사무실밖 거리에서 블랙캡을 잡아 탓다. 나는 이런 중요한 미팅이나 행사에 나설때는, 내 차를 이용하기보다는 꼭 블랙캡을 탄다. 영국 블랙캡이란 참 매력있는 이동수단이다. 까만 색깔의 외장에 내부공간도 넓고 인테리어도 클래식하여, 블랙캡을 타고 천장에 흔들리는 손잡이들 잡고 가면, 난 마치 내가 옛날 흑백영화의 영국 안개낀 거리를 택시타고 달리는 영화 주인공 같은 기분으로 마음이 들뜬다. 4월은 누가 잔인한 계절이라 그랬는가? 그래서, 나에게도 지옥과 천당을 왓다갔다하며, 공항에서 눈물까지 흘리는 동료를 보는 잔인한 계절이엿나 보다. 이제 시절은 계절의 여왕 5월에 접어들고 있다.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있는 BT사무실로 가는 나이트브리지 스트리트를 달리면서 길 양쪽에 켄싱튼 가든의 파아란 잔디와 화사하게 피어난 벗꼿과 철쭉이 참 잘 어울린다. 우리는 10시 시간에 맞춰서 9시40분쯤에 BT사무실로 올라갔다. 접수계에 들어서니 내가 잘 아는 Joe가 서류를 접수시키고 접수증을 준다. Joe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3번째라고 하니, 마지막 1개 회사는 제출 안하는 것인지, 혹은 더 늦은 시간 막판에 제출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Joe하고 간단한 인사를 하고, 이왕 온 김에 프로젝트 책임자인 멕그리그씨에게 인사라도 나누고싶다고 하니, 바로 불러서 같이 나온다. “안녕하십니까? 맥그리그 씨” “ 미스터 초, 오랜만입니다. 아주 좋게보입니다, 어떠세요?’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어제 밤세우고 겨우 출근한 사람에게 얼굴이 좋다고 하니 믿을 수 없지만 어쨋든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책임자를 만난 김에 몇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서있는 상태에서 물어보았다. “언제 발주결정이 나는 건지요?” “ 빠르면 4주, 늦어도 6주내에 최종 결정됩니다.” “ 중간과정으로 Short List과정을 거치는 건지요?” “입찰참가회사가 몇 개인가에 따라 중간과정으로 2~3개사를 short list할건인지 말것인지 결정할 겁니다.” “ 입찰 Clarification Meeting을 할건인가요? “ 예, Short list된 회사를 대상으로 적어도 한번은 Bid Clarification Meeting을 가질 예정입니다.” “ 우리 같이 한국에 공장이 있는 회사는 런던에서 입찰회담을 가지나요? 아니면 당신네들이 한국에 와서 공장에서 회의를 가지게 되나요? “ “ 좋은 질문입니다. 현도중공업의 경우에는, 런던에서 할지 한국에서 할지 아직 결정은 안하였지만, 아마 공장 설비를 답사도 겸할 겸 한국 울산에서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정도 이야기를 들으면, 대충 알고싶은 내용은 모두 들은 셈이고, 본사에 보고자료로 충분하다. 마지막 인사로, “맥그리그씨, 이번 입찰제안서 준비에 저희 회사에서 최선을 다 했습니다. 잘 평가해줘서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 성공적인 공사로 당신을 도우고 싶습니다.” 맥그리그씨가 빙그레 웃으며, “ 예 당신네들이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회사라는 믿음을 나는 갖고 있답니다.”라며 좀 의미심장하게 나에게 미소를 띄워주는 듯 하다. 좋은 느낌일까? BT사 사무실을 나오니, 이제 점심시간이 되어, 황대리와 나는 근처에 유명하다는, PUB에 가서 Lager를 한잔 시키고 영국 대표적인 전통음식 Fish & Chip을 시켜서 둘이서 먹는다. 양식 싫어한다는 황대리도, 오늘은 웬일로 소금을 잔뜩 뿌려고서는 씩씩하게 잘 먹는다. “ 조부장님, 여기가 영국 대중술집이라고요? 무슨 술집에 바닥이 카펫트가 깔려있습니까? 아주 최고급 식당 같은데요..” 한국에서 온 촌놈이 한국에서 보기 힘든 카펫트를 보고는 무척 신기해 한다. 입찰서를 무사히 제출함으로써, 이제 황대리의 출장 미션을 끝난 셈이다. 나는 황대리에게 내일모레 출국전에 영국 관광이라고 하고 가라고 하며, 영국시내지역 주요한 관광할 장소를 지도를 보며 알으켜주고는, 나는 혼자서 사무실로 들어왓다. 이른 오후 사무실에 와보니, 어제 야간작업을 지원햇던 미세스킴도 이미 퇴근하였다. 나도 본사에 간단한 업무보고를 하고는, 일찍 집으로 들어갔다. 피곤이 몰려서 집에 가자마자 푹 잠을 자야겠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풍경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를 가는 기차는 Euston 역에서 아침 7시 떠나 에딘버러에 오후1시30분에 도착이다. 런던에 돌아갈 때는 비행편으로 가기로하고 이미 에딘버러공항에서 런던 Gatwick 공항에 9시 도착하는 비행기를 예약해 놨으므로, 에딘버러에서 하루 잠을 자지않고도 간단한 일은 처리할 수 있는 일정이다. 내가 다녔던 현도그룹의 성격이라할까 특징이라할까 그중의 하나가 현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아마 그룹태생이 건설분야로부터 시작되었고 창업주의 성격이 무조건 현장에 가보고 판단한다는 기질때문인지 모르겠다. 결국 입찰참가사는 잉글랜드의 R사는 불참하였다고 알려져서, 우리 회사와 스코틀랜드M사와 화란의 H사의 3파전이 되었다. 우리가 판단하기로, 화란 H사도 복병마이지만 역시 스코틀랜드 M사가 우리 상대이다. 내가 좀 갑잡스러이 스코틀랜드 출장을 잡은 것은, 적어도 그 근처가서 그 동네 공기라도 맡고오고, 스코틀랜드 지역의 지방신문이라도 들고와야겠디는 마음을 먹고 오늘 출장길에 오른 것이다. 마침 우리회사에서 에딘버러 근처에 있는 조그만 공장인 SMIT사로부터 밸브류를 구매해주고 있으므로, 그저께 그 회사 공장장인 스코트씨에 연락해서 오늘 만나기로하고 차나 한잔하며 귀동냥이나 하고 간다는 일정이다. 당시 우리나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새마을 기차가 약 6시간 걸릴 때엿던가, 런던에서 에딘버러까지 7시간 남짓 걸리는 기차여행은 이번이 세번째인 듯 하다. 5월의 영국의 푸르른 전원을 창밖으로 너머 보며 가는 한가한 여정 때문인지, 이런시간이 많이 길지도 않은 나의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내 운명에 영국과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 오랫동안 가족들과 영국에 살고있고 또 당분간 영국에 살고있을 것이다. 영국에 살면서 나는, 2가지에 대해 특별하게 영국이란 나라에 감사해 한다. 첫째는, 내가 막 태어나기 전이지만 한국동란때 영국에서 수천명의 젊은이들을 한국에 파병하며 그들의 고귀한 젊은이의 목숨을 바쳐서 공산진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막을 수 있게 도와준 일이다. 또 하나 고마운 일은, 1970년초 우리나라 정주영씨가 우리나라에 조선소를 세우기로 했을때, 영국 버클레이은행에서 당시 4300만달러의 조선소건설비용을 빌려주고, 영국정부에서 보증을 해준 일이다. 당시 현대조선공업주식회사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울산에 조선소를 세울수 있었고, 또 1980년도에 일본을 누르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갖게된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에게 조선건조 기술을 제공해준 사람들도 스코틀랜드 조선기술자들이였다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스코트랜드에 대해서 많은 애정을 갖고있다. 그 놈의 스코티쉬 엑센트 때문에 스코티쉬 비지네스 상대자와 상담시 영어청취해득에 좀 골치를 앓지만, 특히나 스코티쉬 사람들의 인정은 남 다르다. 처음 대하기에는 우락부락하고 거칠어도, 한번 서로 마음을 통하게 되면 정말 우리나라 말로 진국이다. 넉넉한 인심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자연풍경도 일색이다. 물론 잉글랜드의 편안한 전원풍경이나 웨일즈의 부드러운 능선이 모인 수채화같은 풍경도 좋지만, 역시 웅장하고 광활하고 남성다운 스코틀랜드의 풍경에는 따라오지 못하는 듯 하다. 내가 이렇게도 많은 애정을 가진 곳인 스코틀랜드에 대해, 지금은 안타갑게도 내 회사 이익을 위해, 스코틀랜드 업체를 무너뜨려야하고 그 사람들 일거리를 뺏을려고 하는 내가 참 무정한 듯하다. 그놈의 입찰 때문에… ( 다음 9편으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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