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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18.05.28 22:09
– 난 벨라스케스의 영적 후계자다
조회 수 2174 추천 수 0 댓글 0
유로저널 166 – 난 벨라스케스의 영적 후계자다
학교에서 퇴학 당한
달리는 1926년 파리에서 자신이
존경하던 파블로 피카소를 만나게 된다.
살바도르 달리, Crystalline Still Life, 1923
피카소는 후안 미로를 비롯한
자신의 친구들에게 달리를 소개했고, 그 영향으로 향후 몇
년간 피카소의 화풍과 큐비즘이 달리의 작품에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살바도르 달리, Homage to Erik Satie, 1926
이후 달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을 탐독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의 인형(1927)’과 ‘달빛 아래의 정물화(1927)’가 바로 자신이 프로이트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던 이 시절 그린 작품들이다.
살바도르 달리, 바르셀로나의 인형, 1927
이러한 프로이트의 영향은
달리가 꿈과 정신의 세계에 대해 표현하게 되는 중대한 계기가 되었다.
살바도르 달리, 달빛 아래의 정물화, 1927
달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이것은 스페인의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모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달리가 존경한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azquez,
1599-1660)는 17세기 스페인 회화의
최대 거장으로 불리며, 완벽한 구도와 색채로
바로크 시대의 우아함을 대표하는 화가다.
세비야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그는 열 살이 되던 해 본격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 열아홉이 되자 스승인 파체코의 딸 후안나와 결혼을 했다. 이후 그는 이십대 초반부터
이미 세비야의 유명 화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실적인 묘사와 웅장한
표현을 쓰는 화가로도 유명한 그는, 활동 초기에는 종교적인
주제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러나 24세에 궁정화가가 되면서
대부분의 생애 동안 왕과 왕족, 귀족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 후 베네치아 여행에서 보았던 풍경들의 밝고 선명한 색에 매료되어 자신의 작품에 반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예리한 관찰력과 사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한 초상화를 주로 그렸다.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
합스부르크 왕가가 스페인에서
강력한 철권통치를 형성하던 시기, 그들의 작품에 대한
안목과 욕구가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미술관이 바로 스페인의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벨라스케스 작품 ‘시녀들’이다.
벨라스케스, 시녀들(Las Meninas),1656
거울은 사물을 비추는
하나의 도구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화가들은
화폭에 보이지 않는 공간을 거울을 통해 묘사하면서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바로 ‘시녀들’이다.
이 작품은 궁중의 일상을
완벽하게 재현해 해석이 명확할 것 같지만 거울 장면 때문에 미술사에서는 아직까지도 토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17세기부터 이 작품에
매료되어 수많은 작가들, 고야, 드가, 마네, 달리, 피카소 등 근, 현대의 화가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이것을 해석하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살바도르 달리, 시녀들, 1969
살바도르 달리, 시녀들, 1976-77
살바도르 달리, 벨라스케스 시녀들에서
보이는 돈 호세 니에토 벨라스케스, 1982
작품 속 벨라스케스가
화면 전면에 자신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궁정화가로서 자신의 활동과 화가로서 독자적인 창조자로서 자신을 찬미하기 위해서였다. 달리는 자신이 이런
벨라스케스의 영적 후계자라고까지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에
가득 찬, 그래서 너무나도 닮은
두 사람, 달리가 어떻게 이런
벨라스케스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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