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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예술 칼럼 (203) 미국 미술의 빛나는 새 현상 그린버그에게 예술이 그 고유 영역을 지켜야 하는 평면 ...

Posted in 최지혜 예술칼럼  /  by admin_2017  /  on Mar 18, 201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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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예술 칼럼 (203) 

미국 미술의 빛나는 새 현상


그린버그에게 예술이 그 고유 영역을 지켜야 하는 평면 캔버스라면, 로젠버그에게는 캔버스가 장(arena)의 개념이었다. 그 둘은 같은 대상이지만 철저히 다른 원리를 따르고 있었다. 


즉, 그린버그에게 그림은 폐쇄적인 입장의 공간인 반면, 로젠버그에게는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린버그는 이 공간 내부로 미술을 제한하는 것이 목표였고, 로젠버그의 목적은 이것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사건(event)을 만들어 내어 그에 뒤따르는 여러 가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이상이었다. 


다시 말해, 로젠버그가 바라보는 추상표현주의는 그것의 미적인 것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화가가 사용한 매체와 외부 환경과의 소통, 그 과정 자체에 있었다. 


Clyfford Still, PH-1082, 1978.jpg

Clyfford Still, PH-1082, 1978

 


Helen Frankenthaler, Grey Fireworks, 2000.jpg

Helen Frankenthaler, Grey Fireworks, 2000



따라서, 그린버그는 이상적인 회화 작품이 따라야 하는 규칙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확언적이고 단정적인 어투로 다소 교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고 할 수 있는 반면, 로젠버그는 구체적인 지시를 하기 보다는, 화가, 작품, 세계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Clement Greenberg (top), Harold Rosenberg, and (right) Willem de Kooning.jpg

Clement Greenberg (top), Harold Rosenberg, and (right) Willem de Kooning


그래서 로젠버그의 이론보다는 그린버그의 단언적인 어투와 이론이 커다란 카리스마로 당시의 미술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린버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추상표현주의의 원리는 1940-50년대의 소련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완전히 반대되는 당시 미국에 필요했던 미술에 대한 것과 완전히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그린버그의 미학은 지금은 다소 폐쇄적으로 보인다. 미술이 미학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을 가졌고, 그 규칙을 따랐을 때 정답이 나온다는 원리는 사실 비현실적인 이론이다. 


발전이 바로 그 미덕인 과학 기술과는 달리 예술은 시대의 필요와 사상이 반영되어 있고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상표현주의가 가장 완벽한 예술이라고 말한 그린버그의 이론은 이제는 별 효용성이 없어 보인다. 


반면 로젠버그의 이론은 현재 시대와 사회, 작가 간의 관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제시하기 때문에 시대에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보다 효용성 있는 이론이다. 하지만 과거의 모든 미술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미술과 끊임없이 소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린버그의 이론은 앞으로도 미술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린버그는 순수한 비평의 전개에 만족하지 않고 1950년 중앙정보국의 미국 내 전위조직인 '문화적 자유를 위한 미국 위원회'(American committee for Cultural Freedom)에 가입해 미국의 엘리트들이 추상표현주의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동가적인 면모를 보이기까지 했었다. 


당시 매주 500만 부를 발행하던 '라이프'가 1949년 8월8일치 대형 특집으로 '미국 미술의 빛나는 새 현상'을 게재한 것도 이런 작전들 중 하나였다. 


This copy of LIFE Magazine from 1949, signed by the artist Jackson Pollock.jpg

This copy of LIFE Magazine from 1949, signed by the artist Jackson Pollock


 CIA는 그들의 목표대로, 전위적인 추상표현주의가 미국 미술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전세계적인 미술 사조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Helen Frankenthaler, Mountains and Sea, 1952.jpg

Helen Frankenthaler, Mountains and Sea, 1952


Mark Rothko, No. 46 (Black, Ochre, Red over Red), 1957.jpg

Mark Rothko, No. 46 (Black, Ochre, Red over Red), 1957


Lee Krasner, The Eye is the First Circle, 1960.jpg

Lee Krasner, The Eye is the First Circle, 1960


그리고 이런 전략적 캠페인의 성과와 영향 덕분으로 이후 미국 미술이 자연스럽게 세계 미술계의 주도권을 가져오게 되면서, 작품들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마크 로스코의 'Orange, Red, Yellow'(1961)은 2012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690만 달러(약 971억 8,896만 원)에 팔렸다. 


Mark Rothko , Orange Red  Yellow, 1961.jpg

Mark Rothko, Orange Red Yellow, 1961


당시 이런 노력에 동참했던 CIA의 협력자들은 이 모든 활동들이 단지 애국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이 전략을 통해서 상당한 경제적인 이득을 얻었음은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국가예산이 비밀공작을 통해서 추상표현주의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상표현주의 그림들의 앞날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록펠러는 이 작품들이 쌀 때 엄청 많이 사들여 그것들이 유명해 진 이후에 팔아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을 챙겼다.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체이스 맨하튼 은행 내부 전경 (photo by Alexandre georges).jpg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체이스 맨하튼 은행 내부 전경 (photo by Alexandre Georges)


예를 들어, 그는 자신의 체이스 맨해튼 은행을 장식하기 위해 2500여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사들였다. 그 이유로 그는 당시 이 그림들이 "자유 기업 회화"(free enterprise painting)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에 계속…)


최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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