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아티스트 중 가장 비싼 작품

최지혜의 예술 칼럼 (217)  

‘현존 아티스트 중 가장 비싼 작품’

3.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가

David Hockney, 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 1972

이 작품은 제목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제목은 ‘예술가의 초상’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두 인물은 아마 데이비드 호크니 자신일 것이다. 빨간 재킷을 입은 호크니는 물 속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인 호크니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것은 1972년 제작된 호크니의 ‘수영장 시리즈’ 중 하나다. 빨간 재킷 차림으로 수영장 밖에 서서 물끄러미 물속에서 평영을 하는 호크니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호크니의 11살 연하 애인이었던 피터 슐레진저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는 이렇게 현실 속의 자신과 욕망이 실현된 자신을 하나의 화면 안에 그려냈다. 그렇게 여유로움을 누리는 미래의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는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물질적인 것, 호화로운 소비문화 형태에 대해 사람들에게 비판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현대인들이 속물적인 욕망에 집착하여 미처 깨우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그는 넌지시 암시했다. 

그것이 무엇일지는 모른다. 약자들의 불행, 사랑, 주체적인 삶 등, 여러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현대미술 작가로서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포착하고 그의 방식으로 관람객들에게 경계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정적이면서도 많은 사연이 담긴듯한 분위기의 이 그림은 호크니 작품의 정수로 현존 작가 최고액이라는 기록의 탄생을 낳았다. 그래서 그는 오늘날 현존 아티스트 중 가장 비싼 작품의 주인공으로 불리게 되었다. 

2018년 11월 15일 열린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9030만달러(약 1019억원)에 팔린 호크니의 작품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은 사실 예상 낙찰가가 8000만달러(약 910억원)였다. 그러나, 실제 경매에서 이것은 1000만 달러나 더 비싸게 낙찰되며 현재 살아 있는 작가 중 최고가 경매 낙찰 기록을 세웠다.

4. 자신만의 회화 지형

데이비드 호크니,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David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는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으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폭넓게 사랑 받고 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그는 영국의 팝 아티스트로서 회화와 사진을 통해 20세기 미술에 굉장한 영향을 끼친 작가다. 

그는 영국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1964년 팝아트 화가로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 수영장, 정물 등을 비롯해 인물 초상화를 다수 제작했다. 

David Hockney, Christopher Isherwood and Don Bachardy, 1968

그때부터 그는 미국과 영국을 왕래하면서 자신만의 회화 지형을 만들어 나갔다. 인간적 내음이 물씬한 풍경화나 인물화를 그리면서도, 특정한 유형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동원해 회화를 새롭게 변모시켜왔다.

David Hockney, Play within a play, 1963

호크니는 지난 60여 년의 긴 작업 여정 동안 작품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끊임없이 시도해오고 있다.  

David Hockney, The Room, Manchester Street, 1967

또한 그는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접근 방식으로 2차원 평면에 다채로운 방식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David Hockney, Three Chairs With a Section of a Picasso Mural, 1970

David Hockney, Invented Man Revealing Still Life, 1975

그리고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장르와 더불어 디지털 기술 작업까지 아우르며 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David Hockney, Three Kings and a Queen , 1961 - Etching in Black with Aquatint

David Hockney, Still Life With Curtains, March 1986 - Home Made Print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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