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
||||||||||||||||||||||||||||||||||||||||||||||||||||||||||||||||||||||||||||||||||||||||||||||||||||||||||||||||||||||||||||||||||||||||||||||||||
|
||||||||||||||||||||||||||||||||||||||||||||||||||||||||||||||||||||||||||||||||||||||||||||||||||||||||||||||||||||||||||||||||||||||||||||||||||
|
유로저널 와인칼럼
2020.01.28 23:20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스물 아홉번째 이야기 나폴레옹(Napoléon)이 사랑한 와인마을, 그곳에서의 축제 (1)
조회 수 1490 추천 수 0 댓글 0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스물 아홉번째 이야기 나폴레옹(Napoléon)이 사랑한 와인마을, 그곳에서의 축제 (1) 생 뱅썽 투르넝트-Saint Vincent Tournante 2020-스케치 1821년 5월5일 17시 49분(혹자는 30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제 막 초로에 접어든( 만 51세), 작은 키의 한 사나이가 남아공 근처의 외딴 섬에서, 지켜보는 혈육 하나 없이 쓸쓸히 눈을 감았다. 공식적인 사인은 위암으로 알려졌지만, 아무도 그가 죽은 결정적인 원인이 위암이라고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심지어 거의 두세기가 지난 오늘날 까지도 그걸 믿는 사람은 그리많지않다. 기록된바에 의하면, 숨을 거두기 며칠 전 까지도 그는 이렇게 절규 했다고 전해진다. "나에게 샹베르탱을 다오. 단 한 모금 만이라도 지금 그걸 마실 수 있다면 !" 그러나 매정한 감시자는, 샹베르탱(Chambertin)을 조달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유배지와 가까운 남아프리카 공화국 뮈스카(Muscat)포도로 만든 단맛 나는 와인(Vin Doux Naturel ) 콩스탕스(Constance)를 그에게 주었다. 프랑스와 멀리 떨어진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유배 생활의 쓰디쓴 고독을 단맛으로 잊어버리려는듯, 그 사나이는 매일같이 콩스탕스와인을 마셔댔고, 매일 매일 조금씩 쇠약해져갔다. 그는 끝내 평생을 즐기던 샹베르탱을 그의 마지막 순간에 맛보지 못하고 죽어갔다. 그의 일생을 통틀어 사랑했던 단 한사람, 조세핀을 보지 못하고 죽었듯이. 그에게 프랑스 부르고뉴, 작은 마을 샹베르탱에서 피노누와로 만드는 적포도주는 어떤 의미였을까 ? 일생의 거의 대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변방 코르시카 섬 출신의 '시골뜨기'였던 그는 애초부터 '수준 높은 미식가'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최대한 길게잡아도 그의 식사 시간은 20분 미만있었고, 그 짧은 시간에 음식을 게걸스럽게 삼키는 수준이었다전해지며, 촌스럽게도(?) 샹베르탱 와인과 삼페인에 꼭 물을 타서 식사와 함께 즐겼다고 한다. 샹베르탱 적포도주가, 오늘날까지도 전설로 남은 것은, 드라마틱한 그의 일생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의 생애 변곡점이 되었던 중요한 순간마다 항상 그곁에는 샹베르탱 와인이 있었다. 그의 몰락을 이끈 결정적인 한방, 워털루 전투에서의 패배. 영국인들은, 그가 전투 전날 샹베르탱을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말에서 떨어져서 전투에서 패한것이라 하고, 반대로 프랑스인들은 보급품이 제대로 조달되지 않아 샹베르탱와인이 바닥나서 패한것이라고들 말한다. 1812년 러시아 원정때는 강추위에 와인이 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말을 탄채로 그는 샹베르탱 한병을 가슴에 고이 품고 행군을 지휘했다한다. 와인을 마실때 온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것을, 그는 먼 옛날 전쟁터에서 몸소 보여준것이다. 비록 와인에 물을 타서 마실지언정! 기나긴 이집트 원정을 마치고, 지중해와 사막을 두 번 횡단하여 프랑스에 귀환한 그의 보급품 창고안의 샹베르탱 와인이 외부 온도와 파도를 통한 쉴새없는 충격과 자극에도 불구하고, 상하지 않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훌륭한 와인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하게된다. 프랑스 혁명이 낳은 희대의 풍운아! 그의 이름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다.(Napoléon Bonaparte) 그가 사랑한 와인을 만들었던 부르고뉴 꼬뜨 드 뉘의 한 마을 즈브레 샹베르탱에서는 2020년 1월 25일과 26일, 특별한 와인축제가 열렸다. '생 뱅썽 투르넝트(Saint-Vincent Tournante)라는 이름으로 76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가 이 마을에서 열린것은, 1947년, 1960년, 1980년과 2000년에 이어 올해에 이르기까지, 다섯 번째이다. 이 축제는 1938년 샹볼뮤지니(Chambolle Musigny)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처음 개최된 이래, 부르고뉴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들이 한 해씩 돌아가며, 매년 일월 셋째주 주말과 일요일에 이 행사를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바로 전 해인 2019년에는 베즐레(Vézelay)마을 주최로 이 축제가 이루어졌고, 내년에는 쀨리니 몽하쉐( Puligny Montrachet)마을 주도로 개최될 예정이다. 뱅썽(Vincent)은 스페인 사라고사가 고향인, 포도재배자들의 수호 성인이다. 포도밭에 햇빛이 가득 비춰, 좋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달라는 염원을 담아 부르고뉴의 포도 재배자들은 한마음으로 그를 기려왔다. 신권이 왕권보다 강했던 중세시대에, 부르고뉴 마을마다 존재했던 공제조합(sociétés de secours mutuel)들이 선봉에 서서 종교적으로 전통적인 의식을 치뤄오다가 이십세기 초에 잠시 쇠퇴기를 맞이한 후, 1938년 부터 다시 부활시켜 오늘날에는 작은 마을에, 이틀동안 8만에서 십만명이 찾아오는 큰 와인축제로 발전하였다. 필자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악후, 이 축제에 참가하였다. reservation.gevreychambertin-svt2020.fr 튤립 모양의 와인잔, 지도, 설명서, 그리고 총 여덟잔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쿠폰과, 와인잔을 넣고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된 파우치로 구성된 키트(kit), 이틀동안 이 축제에 몇번이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셔틀버스 이용권을 결합해서 구입할 수 있고, 직접 운전해서 오는 경우, 주차공간 예약도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덟잔의 쿠폰은 마지막 날 오후에는 거의 의미가 없다. 보통 마을 곳곳에 설치된 시음 장소에서 각지에서 단체로 온 사람들이 시음을 다 마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 남는 쿠폰을 주변 사람들에게 주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 축제에 끝까지 남아있는 경우, 예상보다 많은 양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게다가 와인을 따라주는 포도주 생산자들 또한 신이나서 정해진 양보다 더 많은 분량의 와인을 쿠폰도 받지않고, 잔만 내밀면 기쁘게 채워 준다. 축제는 모르는 사람들 끼리도 친구로 만들어주는 마력이 있다. 와인과 함께라면 더더욱! 행사 첫날, 셔틀버스를 타고,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가지각색 고운 빛깔의 종이 또는 헝겊으로 만들어진 꽃들이, 나뭇가지 가지마다 피어나 반겨준다. 샹베르탱 마을의 꽃장식 사진들 앙상한 겨울의 나뭇가지, 한 겨울 포도밭, 그 회색빛공간에 핀 꽃들이라 더더욱 반갑다. 마을 전체가 온통 꽃밭이다. 겨울이 가고, 벌써 봄이 온것처럼, 화사하다. 입구에서 받아든 와인 한잔을 음미하며, 꽃길속을 걷노라니, '알렉상드르 듀마'가 그의 소설 '삼총사'를 통해 언급했던 문장이 떠오른다. "여러분들 ! 자 모두 식탁에 앉읍시다. 그 어떤 것도, 샹베르탱이 담긴 잔을 깊이 응시하는것보다 더 , 장및빛 미래를 보게 만드는 것은 없답니다.. " 잘 만들어진 즈브레 샹베르탱 와인을 마시면, 장미향, 제비꽃향, 모란꽃향기등을 맡을 수 있다. 세월에 따른 장미꽃잎의 변화처럼, 색깔의 변화도 미묘하게 잘 표현된다. 와인의 향기를 모티브로 마을 곳곳에 장식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샹베르탱과 뢰프엉 뮤렛트 풋풋한 어린 빈티지의 샹베르탱와인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딸기, 머루, 체리, 앵두같은 과일향을 잼(jam) 모양으로 형상화 시켜 장식해 놓은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고, 이밖에도 오래된 빈티지에서 올라오는 담배향같이 스모키한 느낌, 버섯향같은 것들도 곳곳에 재미있게 표현하여 전시하고 있어서, 피노누와의 아로마를 어린이들도 즐겁고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집집마다, 포도 수호성인을 상징하는 포도 알과 포도송이, 포도 나뭇가지, 포도주, 코르크로 아름답게 꾸민 장식들이 경연대회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굉장히 화려하고, 여기 저기서 감탄사를 뿜어내도록 만든다. <다음에 계속...>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메일 :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 현재 프랑스에 거주중. 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Category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