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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20.06.16 19:39
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35) - 코로나 이후의 와인 품평회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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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우와 함께하는 와인여행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코로나 이후의 와인 품평회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상 지난 6월 3일은, 거의 하루 종일을 부르고뉴 와인의 도시 본(Beaune)의 한 호텔에서 보냈다. 14회 '페미날리즈(Concours Mondial Féminalise 2020) '와인 품평회의 심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남성들은 심사위원 참가 자격이없고, 오직 여성들에 의해서만 심사가 이루어지는 이 독특한 국제 와인 품평회를, 2년 연속으로 작년에는 파리에서, 올해는 본에서 참가하게 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이동 제한령이 완화된 후 처음으로, 살고 있는 도시 디종을 벗어나 다른 도시로 두달 반 만에 기차를 타고 나선 외출길은, 비록, 20분만에 본(Beaune)에 도착하는 아주 짧은 여행이긴 했지만, 설레임 가득 품은 여정이었다. 본(Beaune)의 와인 품평회 / 이미지:서연우 그러나,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아주 많이 변해있었다. 물론,와인 시음 평가도 그렇다. 와인의 맛을 본 후, 삼키지 않고 그것을 뱉어내야 하는게 필수적인데 그 과정에서 비알이 튈 수 있기때문에, 요즘같이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시대에 여럿이 모여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하며 토론하는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차와 버스안 곳곳에 위협적으로 붙여 놓은 '이 곳에 앉지 말라'는 경고 스티커들. 마스크 뿐 아니라 투명 얼굴 가림막까지 하고, 평가할 와인들을 서비스 했던 노련한 소믈리에들과, 한 테이블에 한 명씩 착석하여 서로 멀찍이 떨어져 앉아 아쉬운 눈인사를 나누던 와인 평가자들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작년 파리에서보다는 친밀도는 떨어졌지만, 또 한편으론, 평가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 이미지:서연우 단체로 시음을 하고, 의견을 조율하여 그걸 뭉뚱그려 결과를 내는 시대가 저물고, 점점 개인의 역량이 중요해지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느꼈다.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누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 없어지고, 각자 배분된 도시락으로 멀찍이 떨어져 혼자 식사하는데, 어쩌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약간의 서글픔이 밀려오는 듯 했지만. 이젠 이런 세상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리라. '사회적 거리두기'(Distanciation sociale) 혹은 '물리적 거리두기'( Distanciation physique)라는 말들이 요즘에 들어서 아주 빈번하게 쓰이고 있지만, 사실 그 유래는 거의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8년, 한참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 할 때,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스타클로프라는 의사가 바이러스 감염자와 비 감염자의 접촉을 줄여서, 확산을 막고, 사망자를 줄이고저20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시키는등의 자구책을 실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세계보건기구 내부 문서) 그렇다면, 포도주의 원료가 되는 포도를 생산하는 포도 나무들도, 지금의 이 시대의 인간들처럼 '거리 두기'를 할까 ? 물론 '사람에 의한 계획된 거리두기'이긴 하지만 그들 사이에도 '거리두기'가 존재 한다.. 그런데, 그들이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회적인 이유가 아니라 질 좋은 포도주를 얻기 위함이고, 투자 비용에 따른 알맞은 포도 생산량을 얻기 위함과 관련이 있다. 본에서 와인 평가를 마치고, 디종 집으로 돌아가는길. 와인 애호가들의 로망, 부르고뉴 그랑크뤼의 길(Route des Grands Crus: 부르고뉴의 디종에서 상트네 까지 약 60km의 최상급 부르고뉴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원들이 모여 있는 길)을 따라 가니, 비가 흩뿌린 후 그쳐, 수채화처럼 맑은 초여름의 포도밭이 잘 드러나, 포도나무들 사이 서로 다른 거리들을 잘 관찰 할 수 있었다. 높은 언덕 위의 포도밭과, 그랑크뤼라고 해서 아주 질좋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그보다 낮은 언덕 기슭의 포도나무 간격이 다르게 심어진것이 확연히 비교가 되었다. 그렇다면 각기 다른 등급의 부르고뉴 포도밭은 대체적으로 어느정도의 간격으로 포도나무를 심어서 관리하고 있는 걸까 ? 우선 필자가 며칠전에 지나왔던 꼬뜨 도르(Côte d'Or) 최고급 그랑크뤼 와인 마을에서는 1 헥타르(hectare)당 최소 9000그루의 포도나무 묘목을 심으라고 규정되어 있고, 이를 어길 수 없게 되어 있다. 부르고뉴 꼬뜨 도르 / 이미지:서연우 같은 부르고뉴라 해도, 욘(Yonne)에서는 일 헥타르당5500 그루, 또네르(Tonnerre)에서는 그보다 좀 더 촘촘하게 최소한6400그루를 심는 것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오트 꼬뜨 드 본(Hautes Côtes de Beaune)이나, 오트 꼬뜨 드 뉘(Hautes Côtes de Nuits)같이 그리 비싸지 않은 대중적인 부르고뉴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1헥타르당 최소 3000그루의 포도 묘목을 심어, 포도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다. 기계가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그래서 손으로 포도를 수확할 필요성이 그다지 없어져, 빠른 기계 수확이 가능하다. 1헥타르의 땅이란, 가로 세로 100m크기의 정사각형의 토지를 의미하며, 대략 삼천평이 좀 넘는 규모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그 안의 포도나무 몇그루를 심느나에 따라서 간격이 달라진다. 부르고뉴 와인의 최고봉인 , 1.8헥타르가 좀 넘는 로마네콩티(Romanée-Conti)포도원은 꼬뜨 도르의 본 호마네 (Vosne Romanée)마을 안에 있으므로, 역시나 1헥타르당 최소 9000묘목의 기준을 적용해서 포도밭을 관리하고 있다. 재미있는건, 보르도 최고급 레드와인인 뽀이악(Pauillac) 마을의 샤또 라투르(Château Latour)또한 똑같은 기준인 일 헥타르당 최소 9000묘목의 밀도로 포도나무 재배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포도나무의 가지를 치는 방법은 지리적 기후적 역사적 조건에 의해 부르고뉴와 보르도가 약간 다르다. 부르고뉴에서는 작은 가지와, 그보다 좀 높게 위치한 대략 여섯개의 곁가지를 동반한 긴 가지의 형태를( guyot simple bourguignon) 선호하는 반면, 보르도 스타일은 비슷한 길이의 두 개의 가지가 평행으로 뻗어있고, 그 두 가지에서 각각 곁가지가 나 있는 형태(guyot double bordelais)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 햇살 작렬한 프랑스 동남부 론 지방은 포도 나무가 햇빛에 내성이 강하고, 수분을 뽑아내지 않고 머금고 있는 능력이 많이 요구되므로, 건조한 날씨에 잘 견디는 시라, 그르나슈등의 포도 품종이 많고, 고블레 (gobelet)라고 해서, 술잔 모양의, 가지를 짧게 오므리는 방식으로 포도나무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어찌됐든 밀도(densité) 관리에 따른 거리유지, 감아올리기(palissage), 가지치기(taille)등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포도 수확량을 좋게 컨트롤 함으로 포도주의 질을 관리하려는데 있다.. 이처럼, 적당한 거리 유지가 포도 나무에게나, 사람에게나 똑같이 중요해 진 이 시대에, '사랑 보단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어색한 사이가 싫어서' 예전의 연인들이 이별을 했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쩌면, 그 '거리'에서 오는 고독감을 받아들이고, 이별하지 않은채,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삶을 클하게 즐겨야 하는 방식으로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 거리감에서 오는 고독감을 가끔씩 혼자 와인으로 달래면서! 서연우 유로저널 와인 칼럼니스트 메일 : eloquent7272@gmail.com 대한민국 항공사. 항공 승무원 경력17년 8개월 . 이후 도불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후 와인 시음 공부ㆍ미국 크루즈 소믈리에로 근무. 현재 프랑스에 거주중. 여행과 미술을 좋아하며, 와인 미각을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수있는 방법을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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