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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1.03.01 02:43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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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27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1부 철학 서적은 보통 어렵거나 복잡하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는 니체가 이 책을 쓴 이후 200년이 지난 지금 이상하게도 세계적인 베스터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1844-1900)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전체는 음악으로 생각되어도 될 것이다!”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실제로 이 책을 바탕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6년에 교향시를 작곡하기도 했다. 그럼 차라투스트라가 도대체 누구인가? 그는 기원전 6세기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이며, 유일신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교주로 실존 인물이다. 조로아스터교를 다루는 책도 아닌데, 니체는 왜 이 이름을 사용한 것일까?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니체는 “진실성에서 나오는 도덕의 자기극복, 도덕주의자들의 자기 대립물로의 자기 극복, 내 안으로의 자기 극복”이 자신이 의미하는 ‘차라투스트라’라고 말했다. 이런 차라투스트라란 페르시아 현자를 되살려 내서 니체는 대체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니체는 먼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 그 자격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니체의 책 ‘이 사람을 보라’ 서문에는 그가 스스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해 평가를 한 부분이 있다. “내 작품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독보적이다. 이 책으로 나는 인류에게 지금까지 주어진 그 어떤 선물보다도 큰, 가장 큰 선물을 주었다. 수천 년간을 퍼져나갈 목소리를 지닌 이 책은 존재하는 것 중 최고의 책이며, 진정 가장 깊숙한 보고에서 탄생했고, 두레박을 내리면 황금과 선의가 담겨 올라오지 않을 수 없는 고갈되지 않는 샘이다.” 1. 신은 죽었다? 서른 살의 주인공 차라투스트라는 산속 동굴에 들어가 뱀과 독수리와 10년간을 살면서 도를 닦았다. 깨달음을 얻고는 이것을 세상에 전파하기 위해 그는 세상에 내려왔다. 그리고 그는 신은 죽었다고 말했다. 신의 죽음의 첫 번째 원인으로 그는 인간에 대한 신의 연민을 들었다. 그는 “언젠가 악마가 내게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 ‘신 또한 자신의 지옥을 갖고 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바로 그의 지옥이다’라고. 그리고 최근에 나는 그가 이런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에 신은 죽고 만 것이다.” 그러니 연민의 정이라는 것을 경계하라. 위대한 사랑은 하나같이 연민의 정 이상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연민은 그리스도교적 덕목 중의 하나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 연민이 이웃사랑이나 박애정신과 마찬가지로 약자들의 가치, 즉 삶의 부정적인 면들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며, 피해야 만 할 것으로 생각하는 인간들이 요청하는 감정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삶은 아름다운 면만 갖고 있을 수는 없다. 추한 면이나 고통스러운 면도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삶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외면하거나 회피하거나 위안 받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삶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부정해버리는 인간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자기극복의 계기로 이용할 수가 없다. 여기에 연민은 인간의 독자적 실존의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결국 삶과 생명력의 총체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연민은 불완전한 형태의 사랑일 뿐이게 된다. 진정한 사랑은 삶의 부정적인 측면마저도 의미 있는 것으로, 삶의 필요 불가결한 계기라는 의미로 긍정하는 것이다. 니체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은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차리리 고난 속에 인생의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셀러 ‘The Power of Now’의 저자인 정신적 리더(Spiritual leader) 에크하르트 톨레(Eckhart Tolle, 1948-)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역경을 정신의 성장을 위해 우리들에게 주워진 축복과 같은 기회라고 했다. 삶의 모든 계기가 갖는 필연성과 유의미함을 긍정하는 인간은 연민이 필요없다. 차라투스트라는 인간에 대한 신의 연민이 특정한 인간으로 하여금 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특정한 인간이란 다름 아닌 자기경멸과 자기부정에 빠져있는 인간이다. 이런 인간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을 수치스러워한다. 수치심을 갖는 인간은 자기가 부끄러워하는 면을 모조리 목격하고, 자신을 동정하는 신을 견뎌 낼 수 없기 때문에 신을 부정할 수 밖에 없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런 인간을 “더없이 추악한 자(Der hässlichste Mensch)”라고 말했다. 이 자는 자신의 치욕과 추함을 포함해 모든 것을 지켜보고 깊은 연민의 정을 가지고 있는 신에게 수치심과 노여움을 느끼고 앙갚음을 하고 싶다. 이 같은 목격자가 있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는 그는 자신이 죽던지 아니면 그 신을 죽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차라투스트라가 신앙을 다시 부활시켰다. 그는 “나는 춤을 출 줄 아는 신만을 믿으리라”라고 말했다. “그대가 신을 다시 깨워 일으켰다고들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 왜 그랬는가? 신은 합당한 이유로 살해되고 배척된 것이 아니었던가? 깨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대 자신인 듯하구나. 무슨 일을 벌였는가? 왜 그대는 생각을 바꾸고 말았는가?” 사람들은 차라투스트라를 원망했다. 더없이 추악한 자가 대신 대답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무뢰한이다! 그가 아직 살아 있는지, 되살아났는지, 아니면 완전히 죽어 없는지를 우리 둘 중에서 누가 더 잘 알고 있을까? 그대에게 묻는 바다. 그러나 나 이 하나는 알고 있다. 가장 철저하게 살해하고자 하는 자는 웃게 마련이라는 것을. 언젠가 나 그것을 그대에게 배웠지. 오, 차라투스트라여. ‘사람들은 노여움이 아니라 웃음으로써 살해를 한다.’… 그대 위험한 성자여.” ‘완전한 신의 살해는 ‘웃으면서’ 이루어진다.’ 웃으면서 살해를 하다니, 그럼 이 사람들은 사이코패스인가? 차라투스트라의, 아니 니체의 본심은 무엇일까? 차라투스트라는 이것을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이라는 동기와 수단을 통해 신을 살해하는 자의 웃음, 즉 “사자의 웃음”이라고 했다. 진정한 용기로서 본연의 자신을 찾는 환희의 웃음인 것이다. 니체는 표효하는 사자가 되어 인간이 만들어낸 숭상, 인간의 해석으로 존재하는 가짜 신, 즉 모두를 왜곡하고 서 있는 것 모두를 비틀거리게 만드는 하나의 이념일 뿐인 신을 없애 버리고자 했다. 참된 삶, 영원한 삶은 외부에 있지 않다. 그러면 어디에 있는가? 에크하르트 톨레는 그것이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한다. 니체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긍정하며 그 안에서 진짜 신(위버멘쉬)을 회복하고자 했다. 사랑하며 사는 삶으로서, 뺄 것도 제할 것도 없이 거리를 두지 않는 사랑을 하며 살면 누구든지 다 신의 자식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모르파티(운명을 사랑하라!)'가 삶에서 가장 위대한 단어라고 했다.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있는가? 니체가 말하는 이 책을 읽을 자격은 바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 준비일 것이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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