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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의 음악일기
2021.05.24 22:24
스물세 번째 이야기-음악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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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번째 이야기 음악 동화 눈, 비, 우박, 햇빛을 하루에 경험할 수 있는 변덕스러운 유럽의 4월 날씨도 제법 온화함을 품었다. 아침이면 새가 지저귀고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쬔다. 공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봄. 마음껏 상상력을 펼쳐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할 음악동화에 귀를 기울여보자.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Camille Saint-Saëns <Le carnaval des animaux>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는 실내악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짧은 14개 곡으로 이루어져있다. 유럽에서는 예수의 수난을 기억하는 긴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축제 기간을 갖는다. 첼리스트 샤를 조셉 브루크는 이 사순절 기간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전날인 화요일에 매년 작은 음악회를 열고 지인들을 초대했다. 생상스는 이런 브루크에게 1886년 2월 <동물의 사육제>를 작곡해 선물했고, 브루크는 5월 9일 이곡을 초연했다. 사순절 기간 동안은 기독교 전통에 따라 육식을 금하는데, 이 금육기간을 즐거워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며 작곡한 곡이 바로 <동물의 사육제>이다. 이미 작곡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생상스은 평생동안 이곡의 출판을 반대했다. ‘가볍고 예술적이지 못한 곡’으로 평가를 받을까 두려워서기도 했고, 4악장 거북이와 5악장 코끼리에서는 베를리오즈와 멘델스존의 곡을 인용되어있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첼리스트 부르크를 위해 작곡한 곡인만큼, 우아하고 유려한 첼로 선율이 길게 이어지는 13악장 <백조>는 그의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상스가 평상 출판을 피해왔던 <동물의 사육제>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이 되었다. 제1곡 : 서주와 사자왕의 행진 (Introduction et marche royale du lion) 제2곡 : 수탉과 암탉 (Poules et coqs) 제3곡 : 야생 당나귀 (Hémiones) 제4곡 : 거북이 (Tortues) 제5곡 : 코끼리 (L' éléphant) 제6곡 : 캥거루 (Kangaroos) 제7곡 : 수족관(Aquarium) 제8곡 : 귀가 긴 등장인물 (노새) (Personnages à longues oreilles) 제9곡 : 숲속의 뻐꾸기 (Le coucou au fond des bois) 제10곡 : 큰 새장 (Volières) 제11곡 : 피아니스트 (Pianistes) 제12곡 : 화석 (Fossiles) 제13곡 : 백조 (Le cygne) 제14곡 : 피날레 (Final) 제1곡은 ‘사자왕의 행진‘으로, 피아노가 팡파레 리듬을 연주하며 위풍당당한 사자의 등장을 알린다. 위엄 있게 행진하며 으르렁대는 사자를 묘사한 곡이다. 제2곡에선 수탉과 암탉이 서로 쪼아 먹고 싸우며 꼬꼬댁 거리고, 제3곡에 이르면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당나귀가 정신없이 초원을 종횡무진 뛰어다닌다. 제4곡 거북이는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에 나오는 캉캉 선율을 아주 느릿느릿 연주하며 거북이를 재치 있게 묘사했다. 제7곡 수족관은 마법같이 신비로운 분위기의 곡으로 영화 <해리포터>에도 삽입되었다. 깊은 바다 속에 흩어지는 햇살과 물빛, 쏟아지는 별빛 소리를 담은 곡이다. 제11곡 피아니스트는 유일하게 사람이 등장하는 곡이다. 생상스는 이 곡에 ‘초보자의 연주모습과 어색함을 표현 할 것’이라고 지시어를 써놓았다. ‘도레도레, 도레도레’, 엄마와 선생님 앞에서 혼나며 지겹게 연습하던 피아노 선율이 고집스럽게 흘러나온다. ‘재능있는 피아니스트였던 생상스 역시 피아노 연습이 하기 싫을 때 꾸역꾸역 연습을 해야 했던 자신의 모습이 가끔 동물 같이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제12곡은 ‘화석’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생상스 본인이 작곡한 ‘죽음의 무도’에서 해골들이 정신없이 연주하는 선율을 실로폰이 연주하도록 쓰여졌다. 또 우리에게 ‘반짝반짝 작은별’로 알려진 모차르트의 곡, 로시니의 ‘방금 그 노랫소리’등 곳곳에 재치있는 선율이 숨어있다. 지루 할 틈 없이 이어지는 14개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모든 동물들이 재등장해 출제를 하고 <동물의 사육제>는 막을 내린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 Sergei Prokofiev <Peter and Wolf> Op.67 <동물의 사육제>가 낮 동안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여행한 이야기라면,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는 엄마 아빠가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동화 같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는 모스크바 어린이 극장 공연을 위한 곡을 부탁받고 2주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곡 중 나래이션 역시 프로코피예프가 직접 작성했다. ▲ 사진 = <피터와 늑대> Paramount Academy 교육자료 “길고 긴 겨울이 끝났습니다. 피터와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숲속 오두막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새들이 지저귀고, 연못에선 오리가 헤엄칩니다. 고양이는 작은새를 괴롭히려고 빈틈을 노리고 있네요.할아버지는 늑대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피터에게 신신당부 했지만, 피터는 할아버지의 말을 흘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원을 몰래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저런, 피터는 숲에서 늑대를 만났습니다! 오리는 놀라 도망가다가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용감한 피터는 커다란 밧줄을 가지고 돌담을 오릅니다. 새가 늑대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게 한 뒤 밧줄로 늑대를 잡았네요. 마침 사냥꾼들도 총을 쏘며 다가옵니다. 늑대를 잡은 피터는 자랑스럽게 앞장서 행진합니다. 잡아먹힌 오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귀를 귀울여보니, 늑대 뱃속에서 꽉꽉 대고 우는 오리소리가 들리네요.“ 피터의 모험담을 음악으로 들어볼까요? 각 등장인물마다 주제 선율과 담당 악기가 있는데, 용감한 피터는 현악기, 새는 플롯, 오리는 오보에, 고양이는 클라리넷, 할아버지는 바순, 늑대는 3대의 호른, 사냥꾼과 총소리는 트럼펫, 팀파니, 큰북이 연주한다. 클래식 입문곡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오케스트라 안에서 각 악기의 음색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동물로 묘사된 오케스트라 악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한편의 모험 동화가 끝이 난다. 바이올린 - 피터 플롯 - 새 오보에 - 오리 클라리넷 - 고양이 바순 - 할아버지 호른 - 늑대 트럼펫 - 사냥꾼 음악 동화는 잠자리에 누워 엄마아빠의 목소리로 떠나던 상상 속 나라로 우리를 초대한다. 동심으로 돌아가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를 들으며 숲속 오두막으로 떠나보고,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들으며 코끼리, 거북이, 캥거루를 만나고 신비로운 바닷 속 세계를 여행해 보자. 음악 칼럼니스트 여명진 크리스티나 mchristinay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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