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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2.03.11 16:22
재스퍼 존스 : “라우센버그가 들라크루아라면 재스퍼 존스는 앵그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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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존스 : “라우센버그가 들라크루아라면 재스퍼 존스는 앵그르다” (4)
4. 존스와 라우센버그 재스퍼 존스는 “그것은 더는 적대 행위가 아니라 자기규정이다”라고 말하며 잭슨 폴록의 추상표현주의와 다른 길을 걷게 된 자신의 표현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또한, 로버트 라우센버그도 “아이디어란 부동산이 아니다. 옮겨갈 공간이 충분한 만큼 같은 자리에 계속 머물거나 모방을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않는 화가는 재스퍼 존스와 나 단 두 사람뿐이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경향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예술을 스스로 가치있게 평가했다. 라우센버그는 심지어 당대 가장 유명한 추상표현주의의 화가 중 한 사람이었던 웰럼 드 쿠닝의 원작을 지워버리고 그 위에 자신의 그림을 그린 ‘지워진 드 쿠닝’이란 작품으로, 추상표현주의를 미국 미술에서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반항적 시도까지 보여줬다. Robert Rauschenberg, Erased de Kooning's Drawing,1953 © SFMOMA
또한 라우센버그는 ‘다양성, 변화, 수용성’을 미술의 주제로 삼고 미술은 경이로움을 주어야한다는 주장하며 광범위하게 미술계를 주도하는 양식들을 흡수했다. 그러면서 “나의 행위는 스포츠와 다르지 않다.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알았다면 아마도 그만두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우센버그의 작품이 이렇게 다양한 변화의 계산하지 않은 우연의 산물이라면 재스퍼 존스의 작품은 철저한 계산하에 완성된 결과물이었다.
Jasper Johns, Reconstruction, 1959 (The Cleveland Museum of Art: Purchase, Accessions Reserve Fund, and Andrew R. and Martha Holden Jennings Fund, 1973.28)
Jasper Johns, Thermometer, 1959 (Seattle Art Museum: Gift of the Virginia and Bagley Wright Collection, in honor of the museum’s 50th year, 91.97)
현재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는 1960년 레오 카스텔리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8개의 작품 중 위 두 개의 작품을 포함해서 6개를 보여주고 있다. 한 캔버스에서 다른 캔버스로 이동하는 것은 시각적 인지와 그것의 한계에 대한 명상 과정 자체다. 하나의 공간 속에서 완성된 작품과 그것이 진화되어 가는 과정의 작품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은 그가 계획한 역설적인 전시 방법이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작품들은 서로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은 존스가 계획적으로 아주 침밀하게 짜 놓은 다다를 수 없는 진술로 끌려가게 된다. 20세기 최고의 화상으로 팝아트의 공식적인 후견인을 자처했던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는 “라우센버그가 들라크루아라면 재스퍼 존스는 앵그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합작이나 공동작업(Collaboration)을 통해 팝아트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이 두 사람의 연인 관계는 1961년을 기점으로 깨졌다. 이로 인해 그들의 작품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이 점차 줄어들었고 노골적이며 직접적인 표현행위도 약화되기 시작했다.
5. ‘실물이냐 미술품이냐’ 존스의 작품은 특히 익숙한 사물을 다른 수준으로 새롭게 보이게 하는 것에 핵심을 두었다. 그는 모호성과 의미변형을 작품 제작의 근본으로 삼았다. 그는 규정된 의미와 형태에서 벗어나 대상에 새로운 의미부여가 가능한 세계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브제를 골라라. 그것을 그려라. 그려진 것 이외의 것을 덧붙여라”라고 하면서 이것이 자신의 미술 창작의 신조라고 강조했다. Jasper Johns, Untitled, 2014 (Collection of the artist) © Jasper Johns/Licensed by 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by Jerry Thompson
성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깃발’, 맥주 캔을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 ‘채색된 청동’ 등은 이러한 그의 시각과 신조를 행동으로 보여준 작품들이다. 그는 주제와 오브제 사이의 이질감을 해소하고 그려진 결과물이 하나의 그림으로 인식되기를 원했다. 그의 첫 ‘깃발’ 작품도 미국의 국기를 익숙한 이미지, 고유성을 지닌 의미에서 벗어나 하나의 시각적 대상으로 치환시켜 그림으로 보이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순간적 드러남보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작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그의 손길과 작품에 내재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드 쿠닝은 “존스는 아마도 맥주 깡통까지도 작품이라고 팔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1960년도 작품 ‘채색된 청동’이 바로 그 예다. Jasper Johns, Painted Bronze, 1960 (cast and painted in 1964). Bronze and oil paint (three parts), 5 1/2 × 8 × 4 5/8 in. (14 × 20.3 × 11.8 cm). Edition no. 2/2.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Leonard A. Lauder Masterpiece Fund. © 2021 Jasper Johns / Licensed by 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이것은 맥주 회사의 라벨까지 그대로 살려서 청동 주조로 떠냄으로써, 당시 ‘실물이냐 미술품이냐’ 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문제작이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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