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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의 예술칼럼
2022.03.11 18:32
벨기에 예술가, 피터 스톡만스 Pieter Stockmans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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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예술가, 피터 스톡만스 Pieter Stockmans – 1편 겡크 Genk에 위치한 문화공원 C-Mine 벨기에의 도시, 겡크Genk는 1900년까지,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였다. 1901년에 이곳에서 석탄이 발견되며 세 개의 탄광회사가 설립되었고, 시민의 수가 증가하며 산업도시로 거듭났다. 1987년에 석탄 채취가 종료되었고, 한 탄광회사의 모든 건물과 부지 전체가 C-Mine (www.c-mine.be)이라 불리는 거대한 문화시설로 탈바꿈되었다. 이곳 내부에는 탄광시설을 그대로 보존하여 당시의 기계와 시설을 볼 수 있도록 만든 박물관, 시청각-, 게임-, 산업디자인과 사진을 공부할 수 있는 예술대학, 산업디자인 센터, 각종 행사장과 전시장, 영화관, 카페와 더불어 예술가들의 스튜디오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근대의 기술과 기계의 규모를 살펴보며 산업예술과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문화시설이라고 생각한다. 피터 스톡만스 스튜디오 C-Mine을 둘러보기 위해 찾아갔던 어느날, 도예가 피터 스톡만스의 스튜디오를 그곳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그는 하얀 백자에 코발트블루 색으로 장식된 도자 예술품으로 유명하며, 평생을 산업도자에 종사하였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도예가이다. 필자는 2001년에 벨기에의 도시 크노케 헤이스트Knokke-Heist에 위치한 문화예술원 스하르포르드Scharpoord에서 스톡만스의 60세 기념 개인전을 방문한 바 있다. 그러니까, 그의 나이가 올해 80세란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 겡크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작업해 왔던 그는 10년전에 C-Mine내의 한 건물 전체를 수리하여 자신의 스튜디오를 꾸몄다. 생활용품 전시실, 작업장, 작품 전시실과 함께 그가 거주하는 공간이 건물 내에 자리잡고 있다. 생활용품 전시실은 현재, 스톡만스의 딸부부가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다. 첫 방문 후에 인터뷰를 예약하여 C-Mine내의 스튜디오에서 도예가 스톡만스를 만났고, 이층의 전시실을 작가와 함께 살펴보며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층의 생활용품 전시실과 이층의 작품 전시실을 차분히 살펴보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 제작실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그의 스튜디오는 규모가 상당히 크다. 건물 가운데에 위치한 문으로 들어서면 작은 공간에 서있게 된다. 양쪽 벽면에 설치된 스톡만스의 작품과 더불어 바닥에 깔려있는 타일이 눈에 들어온다. 그를 상징하는 코발트 블루의 은은한 푸른빛의 백자타일이 인상적이다. 정면에 보이는 벽면 왼쪽에는 작가의 사진이 걸려있고, 그의 글의 일부와 작은 백자판으로 만들어진 그의 명함이 줄에 엮인 듯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톡만스는 도자예술과 자신의 작품에 관한 생각을 꾸준히 글로 표현하는 도예가이다. 입구에서 볼 때 양쪽으로 생활용품 전시실이 있다. 왼쪽의 전시실에 들어서면, 작가의 활동내용과 작품사진이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는 연대표를 볼 수 있다. 1963년, 대학 졸업을 시작으로 산업도자 회사에서 활동한 디자이너 경력, 교수로 지낸 대학교의 명칭, 치러진 각종 전시의 장소와 그가 제작한 새로운 용기의 시작점 등이 작은 사진과 함께 연도별로 분류되어 나열되어 있다.
"내가 만드는 그릇에는 숨겨진 형태가 있다. 그릇 위에 음식이 올려지는 순간,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나는 항상 반쪽 형상의 그릇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리사는 나의 그릇이 완벽한 형태의 그릇이 되도록 마무리 한다." - 피터 스톡만스, 2009 일층 전시실 전체에는 여러 개의 식탁과 전시대에 스톡만스가 직접 디자인한 식기, 다기, 화병, 등잔 등의 생활용기들이 방문객이 편안히 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벽면에는 여러 종류의 가구와 장식장이 놓여져 있고, 그를 대표하는 그릇들이 깔끔하게 전시되어져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하얀색과 푸른색이 조화된 단순한 형태의 용기들을 바라보는 동안, 작가가 의도하는 사용 용도가 이런 것일까 하며 음식을 그릇에 담아보는 상상도 해본다. 차분하고 정갈한 느낌을 자아내는 용기를 보며, 사람들이 그의 식기세트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담아낼까 라는 생각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개성에 따라 다른 그릇으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의 그릇은 단순 담백하기에, 그릇을 만든 이와 사용하는 이의 의도가 만나 새로운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이 공감된다는 의미이다. 스톡만스는 오랫동안 산업도자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였기에 그가 만든 식기세트들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기에 그가 디자인한 식기가 상품으로 나올 당시에는 고급식당이나 부유층의 개인들이 주로 그의 식기를 찾았기에 사용자의 범위가 작았었는데 지금은 사적인 용도와 개성에 맞춰진, 스톡만스가 디자인한 식기를 원하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1980-90년대에는 음식문화에서 식재료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각 나라별로 자신들만의 특이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어떤 음식을 개발하는 가에 관심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며, 특수한 식재료가 보편화되며, 그릇의 형태로 관심도가 자연스레 옮겨지게 되었다. 이 관심도는 산업도자 회사에서 생산하는 그릇으로 시작되었다가 현재는 디자이너가 제작한 그릇으로 개성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도자로 만든 식기가 좀 더 일반화되었다는 의미일 수 있고, 디자이너를 통해 만들어진 도자 식기와 다기들의 개성과 장점들이 식생활에서 점점 더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겠다. 몇해 전, 모나코왕의 결혼식에 그의 식기가 사용되어지며 스톡만스의 이름은 유럽 전체에서 더 빛나게 되었다.
Yoon-Kyung Lee Georgstrasse 19 D-50226 Frechen E-Mail: yklee@netcologn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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