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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의 예술칼럼
2022.03.29 14:40
모스브로이히 박물관 Museum Morsbroich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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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브로이히 박물관 Museum Morsbroich – 1 독일, 중부 지방에 위치한 도시, 레버쿠젠 Leverkusen에 있는 모스브로이히 궁전은 작은 규모이지만, 주기적으로 전시와 음악회를 진행하는, 1951년에 현대예술 박물관으로 개관된 곳이다. „현 시간대에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장소로서 젊고, 실험적이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예술의 고향‘같은 곳이기를 바란다“는 개관 당시의 축사를 새기듯이, 지금까지 현대예술을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초기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다. 1986년에 쾰른의 루드비히 박물관과 뒤셀도르프의 쿤스트잠룽 NRW가 태어나기 전까지 모스브로이히 박물관은 크레펠트 박물관과 더불어 독일 NRW 지방에서 현대예술을 전시하는 중요한 장소였고, 수많은 현대미술 전시와 음악 행사가 치러진 곳이다. 산업도시인 레버쿠젠이 단조로운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성하는 문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체적인 특성을 꾸준히 이어온 모스브로이히 박물관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관람객을 가지고 있으며, 사적, 공적인 후원으로 지금까지 뜻깊은 전시와 공연을 주선하며, 연간 사십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조각공원 푸른 잔디와 나무들에 둘러싸인 궁전 앞의 공간에는 덴마크 예술가, Jeppe Hein이 2010년에 제작한 „Water Island, Morsbroich“라는 제목의 원형 분수대가 조성되어 있다. 시적이고 고요하게 보이는 공간이지만, 솟아오르는 물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된, 물로 이루어지는 여러 겹의 벽을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분수대로서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분수의 움직임을 잘 살펴 요령껏 안으로 들어가보는 재미는 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이기도 하다. 분수대 옆에 놓여있는, 영국 예술가, Francis Zeischegg의 작품 „Blind“는 동물 사냥을 위해 숲이나 들판에 설치하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보조건물이다. 2014년에 행해진 전시를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누구나 올라가 안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다. 내부에 설치된 작은 창문은 예전의 동서 독일의 경계지에 세워진 경비 초소의 감시 창문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살펴본다‘라는 행위에 담긴 다중적인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현재,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미샤 쿠발 Mischa Kuball의 빛을 이용한 작품 “public preposition/park stage/Museum Morsbroich“는 궁전 옆의 잔디밭에 설치되어 있다. 원형의 평평한 네 개의 돌이 잔디 위에 놓여 있는데, 관람객이 그 부근에 다가가는 순간 돌이 놓인 공간을 향하여 빛이 생겨난다. 빛의 근원은 가까이에 서있는 나무이며 원뿔형의 빛이 원형의 돌 위에 조명처럼 비치며 일시적인 무대 효과를 형성해 준다. 관람객은 주변의 소리와 함께 공원에 설치된 자신만의 무대에 서 보는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모스브로이히 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잔디밭과 녹색지대에는 다양한 조각품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보며 각 계절이 가져다주는 자연 풍광을 음미해볼 수 있다.
박물관 소장품 1951부터 시작된 전시를 통해 이루어진 소장품은 박물관장의 운영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금까지 자리를 했던 여섯 박물관장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현대 예술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들을 시대적인 경향에 맞추며 객관적으로 선택하여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를 주선하였고, 그들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다.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소장품 중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사진과 설명이 올려져 있다. 독일 화가인 Gehard Richter (1932- )의 유화 „호랑이“와 Georg Bazelitz (1938- )의 목판화 „LR“ (낭만주의 화가 Ludwig Richter 를 의미한다.), 프랑스 화가 Yves Klein (1928-1962)의 유화 „Monochrome Bleu-IKB89“, 아르헨티나 화가 Lucio Fontana (1899-1968)의 수채화 „Concetto spaziale, attese“ 등의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022년의 기획전시
세 종류의 전시가 모스브로이히 박물관에서 진행된다. 독일 예술가 Mischa Kuball의 전시 „ReferenzRaeume 참조參照공간“이 2022년 4월 24일 까지 진행된다. „Die DDR hat’s nie gegeben 동독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전시는 KHM (Kunsthochschule fuer Medien Koeln) 주최로 개최된, 여성예술가를 장려하는 공모전에서 입상한 독일 예술가인 Anne Arndt의 작품전으로 역시 2022년 4월 24일까지 진행된다. „2022: spielzeit 놀이시간 #1“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2022년 5월 13일 – 9월 16일까지 진행되며, 개최를 앞두고 있다.
미샤 쿠발 Mischa Kuball 독일의 도시, 뒤셀도르프에 있는 고층건물을 밤새 비추는 빛의 그림과 슈트롬멜른에 있는 유대교 사원으로부터 쏟아져 나와 주변을 밝히는 빛 그리고 뉴질랜드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교회를 상징적으로 응원하는 거리의 가로등은 그를 전세계에 알려준 주요한 작품들이다. 예술가 쿠발은 빛의 파장을 기본 자료로 이용하여 설치, 퍼포먼스, 사진 그리고 건축물에 빛을 투영하여 보여주는 전시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와 공간을 조화시키는 conceptual artist 개념예술가이다. 그는 1959년에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그 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독일에서는 유일하게 쾰른 예술대학에서 „public art 공공예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모스브로이히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중의 하나인 „five planets“는 2015년에 제작되었고, 다섯개의 행성 (목성, 화성, 수성, 토성과 금성)의 글자 조각이 프로젝터를 통해 빛으로 발산되고, 돌아가는 구형球形 조각거울에 반사되어 전시실 전체에 글자 조각이 떠다니도록 구성된 설치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디스코텍에서 경험했을 구형 조각거울은 음악, 춤, 환상을 상징하는데, 작가는 그 상징성을 언어, 빛, 공간과 연결시켜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읽을 수 없는 글자조각들을 바라보는 관람객은 어지러울 수도 있는데, 그 증상 역시 작가가 의도한 바이다. 돌아가는 구형 조각거울과 반사되어 흩어져 전시장 전체를 떠다니는 행성 이름의 글자 조각들로 인해 자아내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관람객들에게 신비로운 우주의 진공을 느끼도록 유도해준다.
Museum Morsbroich Gustav-Heinemann-Str. 80 51377 Leverkusen Telefon: +49 (0)214 406-4500
박물관 홈페이지: museum-morsbroich.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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