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외무부 장관, 부적절한 '흑인' 분장 논란
Didier Reynders 벨기에 외무부 장관이 브뤼셀에서 열린 자선 행사에서 흑인으로 분장해 세간의 논란이 되고 있다.
Didier Reynders 벨기에 외무부 장관이 브뤼셀에서 열린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모금 행사, '흑인들(Les Noirauds)' 에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흰 모자와 스타킹을 착용하는 등, 19세기 아프리카 귀족으로 분장한 모습으로 참석해 세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자선 행사의 참가자는 모두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흰 모자와 흰 칼라, 밝은 초록 바지와 스타킹을 착용했으며, 아프리카 음악원의 팡파레에 맞춰 행진했다. 소수 인종 보호 포럼의 대표인 Van Bellingen은 이를 '개탄스러운 일' 이라고 평가하면서, 2001년 남아공에서 열렸던 유엔 컨퍼런스 협의를 지키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벨기에 사회에는 아직까지 국가적인 반 인종차별 정책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했다.
Didier Reynders 외무부 장관은 그의 웹사이트를 통해 벨기에 외교 정책에서 중앙 아프리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흑인으로 분장한 자신의 사진을 포스팅하여 아동들을 위한 자선 행사에서 어떻게 모금을 했는지 설명했다. 중앙 아프리카의 최대국 콩고는 1960년대까지 벨기에의 식민지였고,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 벨기에 레오폴드 2세가 콩고를 식민 치하에 다스리는 동안 수백만 명의 콩고인들이 대량 학살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 정치권에서는 비난이 덜한 가운데, 일부 소수 인종 보호 단체와 아프리카계 벨기에인들은 이번 외무부 장관의 행태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비난을 거듭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생의 작가 Chika Unigwe는 Didier Reynders 장관이 다른 나라에서 이 같은 행동을 보였다면 그의 정치 인생은 끝났을텐데, 벨기에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몰지각한 의식 수준을 꼬집었다.
<사진 출처: The Telegraph 전재>
영국 유로저널 임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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